시베리아 고온 현상 등 기후변화로 얼음이 일찍 녹기 시작하면서 올해 북극 해빙(바다얼음)의 ‘최소면적’이 역대 두 번째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올해 북극 해빙(바다얼음)의 ‘최소면적’이 역대 두 번째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 해빙은 계절에 따라 크기가 달라져 여름에 가장 작아지는데, 기후변화로 올여름 북극 지역 온도가 평년보다 8∼10도 높았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21일(현지시각)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 면적이 1979년 관측 이래 40년 동안 두 번째로 작아졌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위성 영상으로 측정된 북극해빙의 최소면적은 374만㎢로, 역대 최소치인 2012년 341만㎢와 거의 비슷하다.
2012년에는 8월에 닥친 뒤늦은 태풍이 해빙 표면을 강타해 해빙 면적이 줄어든 반면, 올해는 시베리아 고온 현상 등 온난화 때문에 얼음이 일찌감치 녹기 시작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빙 최소면적이 415만㎢로 역대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에 순위가 밀렸다.
북극 해빙은 지난 40여년 동안 10년마다 13%씩 줄어드는 추세다. 기후예측프로그램(컴퓨터 모델)은 여름철 해빙 면적이 이번 세기말까지 100만㎢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올해와 2012년 북극 해빙 분포. 올해는 2012년에 비해 보퍼트해 쪽(지도 왼쪽 미국 알래스카 인근)은 해빙 면적이 넓은 반면 랍테프해(지도 위쪽)와 동그린란드해 쪽 해빙 면적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 제공
국립빙설자료센터는 2012년 여름 북극 해빙 분포와 비교해 올해는 미국 알래스카 인근의 보퍼트해 쪽은 면적이 넓지만 한반도 북쪽 러시아 시베리아와 인접한 랍테프해 해빙 면적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밝혔다. 랍테프해 해빙 면적은 한반도 겨울철 한파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랍테프해와 인근 카라-바렌츠해에 아직 얼음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시베리아 쪽에 기압능이 발달할 수 있는 조건”이라며 “올해 겨울철 한파 전망과 관련해 향후 주시해야 할 요소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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