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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

“탄소중립이 가능해?’ 아니라 ‘어떻게’를 물어야 할 때”

등록 :2021-06-09 04:59수정 :2021-06-09 07:46

이종규 논설위원의 직격인터뷰윤순진 탄소중립위원장

탄소중립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문명사적 대전환 필요
위원회는 부처간 협업·사회적 대화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
반드시 변화 이뤄야 한다는 비장한 심정으로 위원장 맡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치’ 설정보다 ‘국민 동의’가 중요
피해 보는 지역이나 사람들과 함께 가야 ‘정의로운 전환’
위원회 제 역할 하려면 ‘탄소중립이행기본법’ 빨리 제정을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8년 내놓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기후 파국’을 막으려면 “사회 모든 부문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을 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탄소중립, 말은 쉽지만 참으로 지난한 과제다. ‘전례 없는’ 변화가 쉬울 리가 없다.

이런 난제를 담당할 민관 공동기구가 지난달 29일 출범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그 주인공이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함께 탄소중립위를 이끌 민간공동위원장으로는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윤 위원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기후변화 전문가다. 그는 “비장한 심정”으로 위원장직을 맡았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반드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내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사람들이 고통에 빠지거나, 기후변화에 책임이 전혀 없는 생물종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너무 마음이 아플 것 같다”고도 했다. 윤 위원장을 만나 탄소중립위 공동위원장으로서의 포부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탄소중립위 위원장실에서 했다.

―중요한 시기에 ‘탄소중립’이라는 난제를 떠안게 돼 부담이 크실 것 같습니다.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소용돌이 속에 제가 서 있는 느낌입니다. 저는 20년 넘게 기후변화 문제를 연구하고 시민단체 활동을 해온 사람입니다. 지금까지의 활동이 비판의 대상이 될까 두렵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맡기로 한 것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너무나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저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우리의 문명은 화석연료 소비에 기반한 탄소문명입니다. 그래서 탄소중립을 한다는 것은 문명사적 대전환을 의미합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해관계가 걸린 사람이 너무 많고, 상당수 국민들은 현재 시스템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변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고통이 수반되긴 하겠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사람들이 저한테 가장 자주 묻는 질문이 뭔지 아세요? ‘2050 탄소중립’이 가능하냐는 거예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2050 탄소중립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안 되고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요, 이렇게 물어야 해요.’ 지금은 질문을 바꿔야 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그 ‘어떻게’를 함께 찾아 나가야 합니다. 제가 굉장한 두려움 속에서도 위원장 자리를 맡게 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탄소중립위에 대해 아직 낯설어할 국민들이 많을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탄소중립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탄소중립은 국가 역량을 총투입해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 구조 자체를 전환해야 달성할 수 있는 과제입니다. 그래서 이건 정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몇몇 전문가가 결정할 수도 없습니다. 너무나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고, 이런 사회적 변화에 의해서 낙오되거나 배제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와 함께 전환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정부 부처간 협업이 필수적이고,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과도 대화를 해야 합니다. 저희 위원회에 정부 18개 부처 장관들이 당연직으로 들어와 있고, 시민사회와 노동계, 청년 세대 등 다양한 영역에서 77명의 위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부처간 협업을 위한 관제탑이자, 사회적 대화의 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정부 부처들이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우리 사회 어디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담은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는데, 그 초안이 저희한테 넘어오면 검토하는 일도 하게 됩니다. 탄소중립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이행 계획들을 심의하고 이행 결과를 점검하는 역할도 맡을 겁니다.”

―현재 탄소중립위는 법이 아닌 대통령령(2050 탄소중립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근거해서 출범한 상태입니다. 법적 지위를 확보하려면 모법이라 할 수 있는 ‘탄소중립이행기본법’(가칭)이 국회를 통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탄소중립위가 좀더 안정적인 지위를 가지려면 탄소중립이행기본법이 빨리 제정돼야 합니다. 법이 있어야 예산안을 수립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후영향평가제(정부 사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는 제도)나 기후예산제(정부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때 기후변화에 미치는 효과를 반영하는 제도) 등을 실시하는 데에도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지원하려면 비용이 필요한데, 그건 기후변화대응기금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 또한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범정부 차원에서 나온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 탄소중립위 설치 방안이 담겼는데, 아직 관련 법안이 안 만들어져 안타깝습니다.”

―현재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중인데, 입법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작년 9월에 국회에서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바 있습니다. 여야가 초당적으로 동의했다는 얘기입니다. 결의안이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정책으로 집행되려면 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합니다. 지금 국회에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여러 건의 법안이 계류중인데,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감안해 국회에서 하루빨리 법을 통과시켜 주시길 희망합니다.”

―탄소중립위가 제기능을 하려면 법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보십니까?.

“위원회의 기능과 관련해선 대통령령에 거의 다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령에는 위원회의 기능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국가 비전 및 국가 정책’ 등 8개 사항을 심의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에 위원회 설치 근거가 나와 있으면 아무래도 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겠죠. 위원회가 내놓는 조치에 힘도 실릴 거고요.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기후변화대응기금, 기후영향평가제, 기후예산제 도입 근거도 법에 담겨 있어야 합니다. 석탄화력발전 밀집 지역 등 탈탄소로 인해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는 지역을 돕기 위한 지역별 지원센터 설치 근거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환경단체들은 탄소중립위가 각 부처의 안을 사후에 추인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많은 위원회가 그렇게 활동했던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우려할만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이라는 과제는 사회의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한 거기 때문에 정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예요. 그래서 거버넌스 기구가 필요한 거고요. 탄소중립위가 거수기 노릇을 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일 텐데, 탄소중립은 우리 나라의 미래, 세계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거버넌스 방식이 아니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민과 관, 산업계와 노동계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 위원회는 열린 대화의 장이라고 생각해요. 각 영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상대를 설득하기도 하고요. 이런 기구가 없다면 어디서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그게 제가 위원장을 맡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탄소중립위가 명실상부한 컨트롤 타워가 되려면 정부 방안에 제동을 걸 수 있을 정도로 권위가 있어야 하고, 정부가 바뀌더라도 장기적으로 지속성이 보장돼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지속성과 관련해선, 앞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탄소중립이라는 과제를 백안시하지는 못할 거라고 봅니다. 탄소중립은 국내 과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과제이거든요. 국제사회의 압력이 계속될 거고요. 무엇보다 지금 게임의 룰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질서가 변화하고 있어요. 기업의 사활, 국가 경제의 존망이 걸려 있는 문제입니다. 이처럼 탄소중립의 당위성이 확고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위 자체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탄소중립위는 2050년까지 가야 되는 기구입니다. 물론 법을 통해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그리고 위원회의 권한 문제는, 오히려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그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탄소중립을 위해선 큰 틀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산업계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회의록 공개 등을 통해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알리고,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일도 필요해 보입니다.

“위원회에서 ‘국민 정책 참여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전국에 걸쳐서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대표성을 고려해 500명 정도를 선정해서 국민참여단을 구성할 겁니다. 이분들에게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고 서로 토론도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국민들이 밥상머리에서 국민 참여단이 논의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 이게 참여하는 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문제가 되고 참여하는 분들도 인터넷을 통해서 국민 여론도 알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언론이 중요합니다. 언론이 국민 참여단 안에서 논의되는 것들이 울타리를 넘어서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협의체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산업계, 노동계, 농민, 청년, 시민사회단체 등과 개별적으로 대화를 해나갈 겁니다. 지역별로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게 한다면 좀 더 활발하게 논의가 확산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의록 같은 경우는, 공개할 수 있는 건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참여하는 분들도 책임성을 가지시겠죠. 다만, 처음부터 공개하면 혼란이나 오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는 경우엔 내부적으로 논의를 좀 더 숙성시킨 다음에 공론에 부치는 일도 더러 있을 겁니다. 공개의 국가적 실익도 따져봐야 하니까요. 하지만 원칙은 되도록이면 공개하는 겁니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기존보다 상향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기후운동단체들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2010년 대비 50% 감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실적 제약과 국제사회나 기후운동 진영의 기대치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에서 중요한 것은 수치를 정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줄인 것인지입니다. 국민들이 심각성을 인식하고 동의를 해줘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아직은 탄소중립이 뭘 의미하는지 자체를 모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우리 사회에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여기는 분들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죠. 그래서 저는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들이 동의하고, 감축 목표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노력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여하튼 저는 위원장으로서 다양한 의견이 충분히 토론되고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제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늦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감축 목표를 정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겁니까?

“고려해야 될 사항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죠. 이해관계자들도 많고. 그래서 저는 감축 목표를 빨리 정하는 것보다 사회적인 논의를 활발하게 해서 공감대를 마련하고 합의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그게 내 문제로 인식이 되고 정책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거든요. 탄소중립위 같은 민관 거버넌스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가 참여해서 함께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그 결정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정책 수단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그런 과정이 없이 그냥 정부가 알아서 정하면 그 결정을 누가 수용하겠습니까.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를 충분히 해서 수용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된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네, 같이 가야죠. 그러면 이게 속도가 붙으면 끝까지 갈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 그 지점에 이르지 못한 거예요. 물이 100도가 돼야 끓잖아요. 100도를 만들어줘야 된다는 거죠. 탈탄소 전환도 일정한 단계에 이르면 가속도가 붙을 거라고 봐요. 그런데 거기까지 나가기가 지금 너무 어려운 거죠.”

―정부 입장에선 다소 무리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만, 환경단체들은 현재 신규 건설중인 석탄화력발전소 7곳의 건설을 중단하고, ‘2030년 탈석탄’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사업자들도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인허가를 받은 이들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2012년에 수립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문제가 있었던 거지요. 대통령의 명령이나 정부의 의지만으로 세울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기 때문에 법과 제도에 의한 해결이 필요합니다. 중단시키려면 보상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후변화대응기금과 ‘온실가스 감축 인지 예산’이 필요한 겁니다. 법에 근거하지 않고는 예산을 함부로 쓸 수가 없기 때문에 법적 근거인 ‘탄소중립이행기본법’이 필요한 거고요. 더불어민주당의 양이원영 의원이 ‘에너지 전환 지원법’도 발의했는데 처리가 안 되고 있습니다. 이건 국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멈추라고만 할 게 아니라, 그걸 위해서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같이 가야 되는 거죠.”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정의로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탄소중립위의 ‘공정 분과’에서 ‘정의로운 전환’ 분야를 다룰 텐데, ‘공정 분과’의 구성이 다양한 피해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혹시 보완할 계획이 있으신지도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민주노총이 위원회 참여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농민이 빠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건 일부러 뺀 게 아니기 때문에 논의를 거쳐 적절한 분을 모실 생각입니다. 2050 탄소중립은 움직일 수 없는 목표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수반될 거고. 그에 따라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나 지역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누구나 동의합니다. 그러니까 더욱 함께 가야 합니다. 어떻게 책임을 나눌지 등을 놓고 대화가 필요하다는 거고요.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으면 이런 논의 자체가 필요 없겠죠. 이런 점에서 저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협의체 등 여러 통로로 미래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을 생각입니다.”

―지금 기후운동단체들이 탄소중립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는데, 혹시 그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주십시오.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탄소중립은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적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 사회적 실험에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후위기는 ‘여기, 지금, 내 문제’인데,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는 깨어 있는 소수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너나없이 바뀌어야 합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사회 전체로 확산시키는 데도 시민단체들이 함께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종규 논설위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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