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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물바람숲

치아 에나멜질은 원시 물고기 피부에서 왔다

등록 2015-09-29 20:35수정 2015-11-04 10:55

에나멜질. 그림 주민, 취칭밍 제공
에나멜질. 그림 주민, 취칭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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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몸에서 가장 단단한 부위는 이 표면을 감싸고 있는 에나멜질(법랑질)이다. 인산칼슘이 주성분인 에나멜질은 어디서 왔을까. 중국과 스웨덴의 고생물학자와 유전체학자가 손을 맞잡고 이 수수께끼를 풀었다.

24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고생대인 약 4억년 전에 살았던 최초의 경골어류 턱과 비늘에 있는 에나멜질이 현재의 네발동물 이의 기원임을 밝혔다. 양치질을 마친 뒤 희고 반짝이는 이를 거울에 비춰보면, 고대 물고기가 떠오를지 모른다.

육지에 사는 네발동물은 이에만 에나멜질이 있다. 그러나 상어나 북아메리카의 동갈치는 피부에도 있다. 비늘 바깥에 형성된 경린질이라고 불리는 단단한 에나멜층이 비늘을 보호하는 구실을 한다. 이들은 모두 고대 기원의 물고기여서, 애초부터 이는 원시 물고기에서 왔을 것으로 추정돼왔다. 스웨덴 과학자들이 동갈치의 유전체를 조사했더니 이 물고기는 사람의 이를 구성하는 에나멜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3개의 단백질 가운데 2개를 합성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중국과 스웨덴에서 출토된 잘 보전된 고대어 화석을 정밀 조사했다. 그 결과 중국 고대어에선 턱과 비늘에만 에나멜질이 있고 이에는 없었다. 또 스웨덴의 고대어에선 비늘에서만 에나멜질을 찾았다. 이들이 가장 초기의 경골어류임에 비춰 최초의 에나멜질은 이가 아닌 피부에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원시 물고기의 피부에 있는 에나멜질은 수백만년 동안 진화를 거쳐 이를 강화하는 데 이용됐고, 이후 사람을 포함한 육상동물에게 전해진 것이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피부의 에나멜질이 차츰 자리를 바꿔 입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장소에서 에나멜질을 합성하는 단백질이 발현되도록 진화했음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 피부 보호 장치를 음식을 씹는 핵심 기능으로 재활용한 진화의 융통성이 놀랍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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