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송사리. 사진 겔프대 제공
물바람숲
날씨가 너무 더우면 우리는 종종 물속으로 뛰어들어 몸을 식힌다. 그런데 물에 사는 생물은 수온이 너무 오르면 어떻게 할까. 열대 홍수림에 사는 점박이송사리는 물 밖으로 뛰어나간다.
미국 플로리다부터 브라질까지 북중미 홍수림에 사는 점박이송사리는 종종 38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물에 서식한다. 작은 웅덩이나 게 구멍에 사는 이 작은 물고기는 물과 뭍을 오가며 먹이를 찾고 짝짓기를 한다. 이런 물과 뭍을 오가는 습성에 비춰 이 물고기가 체온조절을 위해 뭍에 오를지 모른다는 추정은 과거에도 있었다. 다니엘 깁슨 캐나다 겔프대 생물학자 등 캐나다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바이올로지 레터스> 21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그런 행동의 직접 증거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물고기는 수온이 치솟아 38도에 이르면 대부분 물 밖으로 뛰어나가는 행동을 보였는데, 30초 뒤에는 물 밖의 온도와 체온이 같아졌고 1분 뒤에는 바닥보다 체온이 더 떨어졌다. 이것은 몸 표면의 수분이 증발했기 때문으로 공기의 상대습도가 낮을수록 체온의 하락폭이 컸다.
연구자인 팻 라이트 교수는 “만일 이 물고기를 물 밖으로 뛰어나가지 못하게 막는다면 죽고 말 것”이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는 이 물고기가 경쟁자와와 다툼이나 먹이를 찾기 위해서도 땅위에 오르지만 주 목적은 체온을 식히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한다면 이 송사리는 더 자주 물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연구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기른 물고기보다 높은 온도에서 기른 물고기들이 더 높은 수온까지 견디다 뛰쳐나갔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어릴 때 자란 온도와 탈출 온도 사이에는 큰 관련이 없었다. 이런 융통성은 점점 큰 기후변화 압력에 시달릴 열대 홍수림 물고기에 매우 중요하다고 논문은 밝혔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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