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중구에서 한 시민이 네이버 앱을 이용해 코로나19 잔여백신 예약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나 카카오톡 앱에 올라온 코로나19 ‘잔여백신’을 자동입력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사용해 예약하는 사례가 있다고 알려지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1일 ‘매크로를 활용한 잔여백신 예약 주장이 나오는데 이를 인지하고 있는가’란 취재진 질문에 “해당 내용에 대해 네이버 쪽과 협의 중”이라며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 조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에는 잔여백신 예약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예약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올라오고, 이를 따라 한 사람도 성공했다는 댓글이 달리는 등 매크로 활용 사례담이 공유됐다. 성공한 사람이 질병청이 발급한 전자예방접종증명서를 올린 경우도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공연 날짜나 시간, 좌석 선택, 결제 정보 등을 입력할 수 있어, 전문 암표상이 불법 티켓 예매 등에 활용하는 사례들이 있다. 잔여백신도 비슷한 이치로 매크로를 활용하면 새로 고침과 예약신청 등을 자동으로 처리해 기회를 선점하기가 쉬워질 수 있다.
이러한 ‘꼼수’까지 등장하는 것은 백신 접종 희망자는 많은 한편, 잔여백신 구하기는 전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예약 부도 등으로 백신이 남아서 폐기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네이버와 카카오톡 앱을 통한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60살 이상 고령층 접종 희망자가 부쩍 늘면서 잔여백신에 대해선 전화 예비명단을 활용한 ‘고령층 우선 접종’ 방침을 적용했다. 이에 젊은층의 잔여백신 예약 문이 더 좁아졌던 상황이다.
한편, 이날 0시까지 모바일 앱을 활용해 잔여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아스트라제네카 17만7318명, 얀센 7만5050명 등 총 25만2368명이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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