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4살에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이 시작된 지난 1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백신 접종센터가 접종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 거의 반년이 되었지만, 고위험군에 속하는 60대에서 접종을 완료한 인구 비중은 아직 15.7%에 불과한 데다 젊은층인 30대(20.6%)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도입 백신이 접종 간격이 긴 편인 아스트라제네카에 집중된 데다 ‘고위험군 우선 보호’ 원칙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공개한 ‘연령별 접종 완료자 현황’을 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인구 대비 접종 완료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80살 이상으로 78.1%였다. 이들에 대한 대규모 접종 시작은 지난 4월1일로 빨랐던 데다 접종 간격이 4주 안팎으로 짧은 편인 화이자가 활용된 결과다. 그러나 70대는 57.2%, 60대는 15.7%로 급격히 낮아진다. 특히 60대는 치명률이 20~30대의 34~101배나 높은데도, 접종 완료율이 30대 20.6%, 18~29살 18.1%보다도 낮은 점이 논란거리다. 20~30대 접종 완료율이 높은 데는 1회 접종으로 완료하는 얀센 백신이 예비군·민방위에게 접종됐고 ‘고위험군 우선’ 원칙 이외에 대민 접촉 등 여러 사회적 유인을 앞세워 젊은층 일부에게 우선 접종 기회가 돌아간 게 영향을 미쳤다.
나아가 고령층인 60~74살 대규모 인구에 대한 1차 접종은 지난 5월에 수급 문제로 이른바 ‘첫 번째 백신 보릿고개’가 왔던 탓에, 지난 5월27일에야 늦게 시작됐다. 게다가 당시 확보해 둔 백신 물량은 주로 아스트라제네카여서 접종 완료로 가는 간격이 12주로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최근엔 유행 확산에 따라 신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에 대해선 2차까지 간격을 8주로 단축했지만, 기존 60~74살 접종자에겐 여전히 11~12주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백신 공급 속도에 맞춰 1차 접종자를 빨리 늘리느라 2차 접종용 백신을 별도로 비축하지 않았던 결정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면서 2차 접종까지 마쳐야 할 중요성이 매우 커진 상태다. 델타 변이는 1차 접종자와 접종 완료자 간에 감염 예방효과가 큰 차이가 난다.
60대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위중증 가능성이 작지 않은 50대의 경우 수급 문제로 지난달 말에서야 1차 접종이 시작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모더나 수급 문제로 이들의 접종 일정이 일부 지연됐고, 접종 간격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 원래 3~4주였는데 6주로 더 길어져 접종 완료까지 갈 길이 멀다.
현재 연령대별 접종 완료자 비율과 위중증 환자 수는 대체로 ‘반비례’하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353명을 연령대별로 보면, 접종 완료율이 10.8%로 가장 낮은 50대가 138명(39.1%)으로 가장 많다. 이어 접종 완료율이 15.7%인 60대 위중증 환자 수가 76명(21.5%), 접종 완료율이 12.7%인 40대가 48명(13.6%)으로 뒤를 잇는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이날 “60~74살은 9월4일 즈음에 대부분 2차 접종을 마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부터 8월2일까지 약 석 달간 발생한 확진자 7만8992명 가운데 92.2%는 백신 접종을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위중증과 사망자 1742명 가운데 미접종자는 89.8%였다. 전체 1차 접종자 비율(7월31일 기준 37.4%)과 접종 완료자 비율(13.9%)이 아직 낮은 상태에서 집계된 것이긴 하지만, 현재까지는 돌파 감염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통계로도 해석된다. 지난 5일까지 돌파감염 발생 비율(접종 완료하고 14일이 지난 사람 가운데 확진된 사람)은 0.02%(1540명)다.
최하얀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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