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지회 사무처장을 지낸 신영수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 사업 등에 보태 달라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부한 7천억원의 운영 방안을 논의하고자 구성되는 ‘감염병위기극복 기부금관리위원회’를 신영수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가 이끌게 됐다.
3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9월 중에 신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기부금관리위원회 구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부금관리위원회는 모두 15명으로 구성된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들과 의료·건축·법률·회계 등 관련 분야 전문가가 참여한다.
앞서 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감염병 분야에 깊은 전문성이 없는 퇴직 고위 공무원이 위원장으로 내정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의료계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이 지난 24일 한 토론회에서 “몇천억 기부금 들어왔다고 온갖 이해 관계자들이 불나방처럼 붙고 있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한 것도 기부금관리위원회 구성 문제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논란 끝에 내정된 신 명예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전략적 조언 등을 받기 위해 지난해 2월 임명했던 코로나19 특사 6명 가운데 한명이다. 2009년부터 10년 동안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지회 사무처장으로 일했고, 이전에는 서울대 의대 교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을 역임했다. 기부금관리위원회는 9월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4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부한 7천억원 가운데 5천억원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쓰인다. 나머지 2천억원은 코로나19 백신 등 감염병 연구에 쓰일 예정이다. 기부를 받은 국립중앙의료원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은 애초 지난 6월까지 기부금운영관리위원회를 구성하려 했지만 석달가량 늦게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름이 거론됐던 퇴직 고위 공무원은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하얀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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