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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입원일수 줄이고 중증 기준 높여, 병상 최대 12%까지 늘릴 수 있다”

등록 2021-12-14 20:45수정 2021-12-15 02:32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단독 인터뷰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도중 코로나19 확진자 상태 분류 및 의료체계 운영 방식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도중 코로나19 확진자 상태 분류 및 의료체계 운영 방식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NMC·의료원) 원장이 지난 2일과 9일 두 차례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중환자 기준을 높이고 입원 기간을 14일로 줄이면 중환자 병상을 최대 12% 늘릴 수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중환자실 입원환자 가운데 증상 발현 후 20일이 지난 환자는 퇴원하도록 하고 있지만, ‘증상이 호전되면’이라는 불명확한 조건 탓에 환자를 준중환자 병실 등으로 옮기기 어렵고, 중환자 병상의 가동률도 떨어졌다. 이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기준인 ‘증상발현 후 20일’보다 적은 14일로 정해 병상을 순환시키자는 말이다. 정 원장은 지난해 1월20일 처음으로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뒤부터 지금까지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을 지켜왔다.

―꽉 찬 병상을 어떻게 순환시킬 수 있는가?

“지금처럼 병상이 부족한 위기 상황에선 코로나19 중환자실 등 입원일수를 줄여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증상 발현부터 최대 20일까지 코로나19 중환자실에 입원하도록 하고 있지만, 질병청은 코로나19 중환자실 퇴원 기준을 명확하게 정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민간 병원의 중환자실 평균 입원 일수는 30일 정도로 길어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14일이면 상태가 호전돼 퇴원할 수 있거나,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지속해야 할지 임상적 판단이 가능하다. 더욱이 14일이면 감염력도 떨어진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의료원의 코로나 중환자 평균 입원일수는 그보다 적은 10일이었다. 따라서 적어도 증상 발현 후 14일이 지나면 준중환자 병실이나 (코로나19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 중환자실로 옮길 필요가 있다. 그러면 10~12% 정도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감염병전담병원 등 다른 병원에서도 증상발현 후 14일이 지난 환자는 유전자분석(PCR) 결과 양성이더라도 죽은 바이러스가 검출돼 감염력이 없는 환자이므로 과감하게 전원 환자를 받아야 한다. 일반 병실의 평균 입원기간도 8.5일에서 6일로 줄일 필요가 있다.”

―일주일간 하루 평균 850명의 위중증 환자가 나와, 입원 일수를 줄여도 중환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위중증 환자의 기준을 높여야 한다. 현재는 중증 단계에 따라 고유량산소요법 치료가 필요하거나, 인공호흡기 혹은 인공호흡기에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등 다른 추가 장치를 달아야 하는 세 가지 경우 중환자실에 입원시킨다. 12일 0시 기준 전체 위중증 환자 827명 가운데 402명이 고유량산소요법이 필요한 환자다. 이 경우는 한 단계 아래인 준중환자실에 입원시켜 더 위중한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택치료 안정화를 위해 정부와 의료기관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환자가 요구할 때 빠르게 문제를 파악하고 치료하거나 즉시 이송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의료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재택치료를 관리하는 의료기관들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감염병전담병원과 중환자전담치료병상 병원들간 연계 시스템도 정비해야 한다. 아플 때 언제든 지역 병·의원에서 상담·진료받을 수 있다는 내용 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영업시간 제한 등 다시 강화된 거리두기로 돌아가 유행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전문가들 지적에 동의하나?

“지금 시점에서 사람간 접촉을 줄이는 방식의 방역강화는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 방식이 기존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것보단, 2주간 바짝 오후 6시 이후 문을 닫고 사회·경제적 활동을 제한하는 ‘락다운’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물론 이 경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 대한 손실보상도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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