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2일(현지시간) 긴급 사용을 승인한 미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 알약 ‘팍스로비드’.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사용 승인을 받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다음주 도입 일정이 발표된다. 주사제가 아닌 세계 최초의 가정용 알약 치료제로, 백신에 이어 코로나19 대응에서 중대한 이정표로 받아들여진다.
식품의약국은 22일(현지시각)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 알약 ‘팍스로비드’를 가정용으로 긴급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중증으로 갈 수 있는 고위험군의 12살 이상 환자가 이 약을 복용할 수 있다. 몸무게는 40㎏ 이상이어야 한다. 팍스로비드를 구매하려면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화이자의 임상시험에서 팍스로비드는 고위험군 환자의 입원이나 사망 위험을 약 88%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패트리지아 카바조니 식품의약국 평가·연구센터장은 “이번 승인은 입으로 복용하는 알약 형태의 첫번째 코로나19 치료제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새 변이(오미크론)가 출연한 중대한 시기에 코로나19에 맞서 싸울 새로운 수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직후부터 5일 동안 12시간마다 복용해야 한다. 화이자는 올해 안에 18만 코스(1코스는 1명분, 30알), 내년에는 1억2000만 코스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미 팍스로비드 1000만 코스 구매 계약을 맺어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단 내년 1월에 25만 코스를 미 전역에 공평하게 공급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 알약 ‘몰누피나비르’ 또한 미 식품의약국의 긴급 사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몰누피나비르는 임상시험에서 고위험군 환자의 입원이나 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팍스로비드보다 낮은 3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우리 방역당국도 상대적으로 효과가 높은 팍스로비드 추가 구매 협상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23일 화이자사와 구매약관(본 계약 체결 전 구매물량, 공급일정 등 주요사항에 대해 구속력 있는 문서 계약)을 체결했던 팍스로비드 7만명분에 9만2000명분을 추가구매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완료했고, 이 16만2000만명분 이상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구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몰누피나비르 24만2000명분도 구매 약관을 체결한 바 있다. 복용방법을 보면 몰누피라비르는 40알(1일 2회, 1회 4알씩 5일간)이지만, 팍스로비드는 1명분이 30알(1일 2회, 1회 3알씩 5일간)이어서 약효도 좋고, 복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대본은 이날 “재택환자는 경구용 치료제,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은 항체치료제 중심으로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염병예방법 제70조의4 및 동법 시행령 제28조의5에 따라 경구용 치료제는 항체치료제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구매하여 공급하고 있다.
임재희 기자, 워싱턴/ 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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