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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단독] 대구 대유행 때 ‘정호영 경북대병원’ 진료실적 10곳 중 8위

등록 2022-04-26 04:59수정 2022-05-02 14:54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정책 검증]

2020년 2~3월 신천지발 대유행 때
대구 전담병원 중 진료 최하위권
최중증 환자도 영대병원과 비슷
“공공병원 역할 제대로 못해” 비판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운영도
정 후보자 업적으로 보기 어려워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아들의 병역 신체검사 재검증 결과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뒤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아들의 병역 신체검사 재검증 결과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뒤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2~3월 대구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병원장이었던 경북대병원의 ‘코로나 진료 실적’이 이 지역 전담병원 10곳 중 8위로 최하위권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후보자의 업적으로 거론되는 ‘세계 최초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설치도 정 후보자의 성과가 아니었다. 정 후보자가 자녀 의대 편입학 문제 등 잇단 개인 비리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감염병 대응 업적’마저도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이 대구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한겨레>가 입수해 보니, 대구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왔던 2020년 2월18일부터 3월까지 경북대병원이 치료한 코로나19 환자 수는 76명이다. 당시 대구의 코로나19 전담병원 10곳 가운데 8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환자를 가장 많이 본 대구동산병원(698명)과 견줘 9분의 1 수준, 같은 대학병원인 영남대병원(133명)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그친다. 9위는 제2의 경북대병원인 칠곡경북대병원(67명), 10위는 계명대 동산병원(33명)으로 집계됐다.

대구에서 신천지발 코로나19 1차 유행이 터졌던 2020년 2월29일은 확진자가 741명으로 정점을 찍어 권영진 대구시장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던 날이다. 당시 코로나19 환자의 절반 이상이 병상이 없어 대기할 정도로 급박했던 탓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북대병원은 코로나19 환자를 제일 먼저 보기도 했고, 최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보다 보니 병상 가동률이 떨어져 전체 확진자 수가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 중증도 현황’을 살펴봐도 경북대병원이 본 최중증 환자 수(인공호흡기나 에크모 필요 환자)는 같은 대학병원인 영남대병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구시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3월7일부터 3월15일까지 ‘코로나19 환자 중증도 및 현황’을 보면 경북대병원이 해당 기간 본 누적 최중증 환자 수는 48명으로 영남대병원(47명)보다 1명 더 많다. 더욱이 해당 기간 영남대병원이 최중증 전 단계인 무증상∼중증 환자 667명을 본 반면, 경북대병원은 138명을 보는 데 그쳤다. 가장 중증도가 높은 에크모 장치를 사용한 환자만 봐도 경북대병원은 5명, 영남대병원은 26명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대구·경북에서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경북대병원이 국립대학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민간 대학병원이나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보다 환자를 훨씬 적게 봤다는 건 공공병원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염병 전문가는 “당시 대구 환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송되는 상황에서, 빨리 병원을 비우고 중환자를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조정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 등 다른 병원이 병원 자체를 비우고 모든 직원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한 것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경북대가 세계 최초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했다는 성과도 당시 손진호 칠곡경북대병원장이 도입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정 후보자의 업적’으로 보는 건 무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심지어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칠곡경북대병원이 2020년 2월23일 가장 먼저 드라이브스루를 도입해 실행한 건 맞지만, 아이디어는 인천의료원 김진용 감염내과 교수가 에볼라 때 이미 학회지에 게시해 이번 코로나 때 감염학회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영남대 교수(예방의학과)는 “칠곡경북대병원이 간이로 시작하고 영남대병원은 컨테이너 등 바로 시설을 갖춰 제대로 먼저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경증 환자들을 (같은 병원에) 다 몰면 3차 의료기관이 붕괴될 수 있어서 중증 환자는 경북대병원에서 보는 것으로 역할을 잡았기 때문에 절대 환자 수로만 이야기하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어 드라이브스루에 대해선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 맞고, 본원(경북대병원)에선 없었다”며 “인수위 쪽에서 관련 자료를 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지담 장현은 박준용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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