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주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외 마스크의 감염예방 효과는 적다고 입을 모으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9일께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를 발표한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유행은 감소 추세에 있지만 이동량 증가라든가, 또 실외 마스크 해제가 실내 마스크 착용의 해이까지 이어질 부정적인 영향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신중한 모습니다.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은 이날 “단순히 실외 마스크 해제만 하면 안 되고, 동시에 건물에 출입할 땐 반드시 마스크를 쓰는 것을 권고하거나 의무화하는 이런 조처들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방역지침상 △실내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 유지가 되지 않는 경우 △실외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 마스크를 의무 착용해야 한다.
실외 마스크 해제에 대한 시민들 의견은 엇갈린다. 자영업을 하는 박인혜(28)씨는 “공원·산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건 자유를 준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며 “젊고 확진된 경우엔 부담이 적지만 노령층이나 어린아이들은 걱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에 사는 장아무개(26)씨 역시 “이미 감염됐고 재감염 확률도 높지 않으니 야외 마스크 해제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반면 감염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경우는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양아무개(67)씨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었다가 버스를 탈 때는 써야 하는 건데, 누가 마스크를 일일이 챙겨 잘 지킬지 의문”이라며 “지금도 착용을 놓고 기사와 시비가 붙는 경우가 많은데, 민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규언(29)씨는 “야외 마스크를 해제하면 당분간 확진자가 더 늘 것 같다”며 “감염 예방을 위해 실외에서도 계속 착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과학적으로 실외 마스크는 효과가 적다. 하지만 이렇게 거리두기가 풀어진 상황에서 실외 마스크마저 쓰지 말라고 하면 방역 인식과 노력이 더 풀어질까 봐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시민의 자율에 맡길 때라는 의견도 있다. 이관 동국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실외 마스크 해제는 시민에게 (방역 완화의)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그동안 주저했던 것”이라며 “거리두기 해제로 그런 시그널의 의미는 없어졌다고 보고, 실외 마스크 규정도 풀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럽 등과 달리 국내는 마스크가 문화적으로 수용되는데 사회적 비용이 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마스크 규정이 늦게까지 해제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야외에서도 감염 위험이 있는 곳들을 정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주까지 5주 연속 감소세다. 감염재생산지수도 4주 연속으로 1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방대본은 국내외 연구진의 향후 발생 예측을 종합한 결과, 다음달께 신규 확진자 수가 4만명 미만으로 감소(6개 연구기관 중 5개 연구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원 중인 중환자도 감소세로 전환돼 2주 이후엔 500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8만361명, 하루 사망자는 82명이다.
장현은 박준용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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