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보건복지부가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이해충돌’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산하기관의 자료 제출도 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 등에) 김 후보자가 고문으로 재직하던 법무법인 ‘클라스’와 복지부 및 산하기관 간의 소송 관련 판결문을 요구했지만, 산하 기관이 자료를 허위 제출하거나 고의로 미제출했다”며 “이 과정에서 복지부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보고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복지부 산하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최근 10년간 법무법인 클라스와 소송 내역이라며 제출한 자료는 2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 의원실이 판결문 열람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건보공단과 ‘클라스’ 간에 소송이 종결된 사건만 13건에 이른다. ‘클라스’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소송 대리한 사건은 모두 43건으로, 의원실은 사건번호를 적시해 복지부에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했지만 복지부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복지부 산하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법무법인 클라스와 현재 소송중인 사건이 2건이라고 밝혔지만, 판결문 제출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최근 10년 동안 건보공단과 법무법인 ‘클라스’ 간의 소송은 최소 12건이며, 복지부와 ‘클라스’간의 소송 역시 최소 43건으로 확인됐다.
신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산하기관의 자료 제출을 막고 있으며 이는 직권 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김승희 후보자가 고문으로 재직하던 해당 법무법인과 보건복지부 및 산하기관의 소송 현황은 공직자의 ‘이해 충돌’과 관련해 충분히 검증이 필요한 자료”라며 “해당 논란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기 위해 복지부가 자료 제출을 막고 있는 것으로 여러 증언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의원은 “국회 자료 제출을 위한 내부 결재 문건과 해당 문건을 복지부에 전달한 이메일 기록, 담당자 증언 등을 통해 공무원의 조직적 압력은 충분히 확인될 수 있다”며 “자료 제출이 지속적으로 거부된다면 안타깝지만 불법에 가담한 공무원들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