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100명 가운데 95명 꼴로 자연감염·백신접종으로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자연감염에 따른 항체양성률은 지난 4월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1612명(1~4월)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 백신접종 및 자연감염에 의한 전체 항체양성률은 94.9%라고 밝혔다.
항체양성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가진 비율을 말한다. ‘에스(S, spike) 항원’과 ‘엔(N, nucleoprotein) 항원’ 중 어떤 항원과 결합한 항체인지 조사해 자연감염으로 생긴 항체인지, 백신접종으로 생긴 항체인지 알 수 있다. 에스항원은 자연감염과 백신접종 항체 모두와 결합하고, 엔 항원은 자연감염으로 생긴 항체와 결합한다.
이번 조사에서 자연감염·백신접종으로 인한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1530명(94.9%)이고, 자연감염 항체 보유자는 241명(15%)이었다. 특히 자연감염 비율은 1월 0.6%, 2월 2.5%, 3월 16.5%, 4월 36.1%로 오미크론 변이 확산 과정에서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라서 미진단 감염자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4월 자연감염으로 인한 항체양성률(36.1%)은 같은 기간 10살 이상 전국민 누적발생률(29.5%) 보다 6.6%포인트 높았다. 권 원장은 “미국은 항체가(면역도) 조사를 통해서 실제 감염 규모를 2배, 영국의 경우에는 1.5배로 발표한 바도 있다”고 했는데, 한국은 감염 진단된 비율과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비율 차이가 국외에 비해 적은 셈이다. 상대적으로 숨은 감염자 규모가 적고, 검사를 받고 확진되는 비율이 미국·영국 등에 비해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주기가 1년이고, 일부 누락 지역이 존재하며 조사 규모도 작고, 만 10살 이상만을 대상으로 하는 점을 들어 국민을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방대본은 내달부터 더 정확한 조사를 위해 대규모 전국 단위 항체양성률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전국 17개 시·도의 5살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1만명씩 올해 안에 3만명을 조사하는 게 목표다.
한편, 방역당국은 이날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원숭이 두창에 대한 격리·치료 방안과 치료제 도입을 논의했다. 방대본은 접촉자 위험 정도를 고·중·저 위험군 등 3단계로 분류하고, 고위험군 접촉자에 대해 21일 간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위험군은 확진자와 성 접촉자, 동거인 등이 해당하고 중위험군은 의료인 등 보호구 없이 접촉한 사람, 저위험군은 확진자와의 가벼운 접촉 등으로 규정한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또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도록 하고, 확진자 발생 시도별 병상 지정 및 환자 배정을 위한 협조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원숭이두창 국내 발생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인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내달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초기 환자 대응물량 500명분을 우선적으로 도입하려한다”면서 “(원숭이 두창) 3세대 백신 도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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