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은 ‘구강 보건의 날’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어린이의 첫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가 만 6살이다. 여기서 6을, 어금니(구치)의 ‘구(9)’자를 따서 정했다. 영구치 맏이 격인 ‘6살 구치’는 치아 중 가장 힘 센 어금니다. 평생 씹는 일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아이의 칫솔질, 구강 관리에도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런 이유에서 16일 <육퇴한 밤>은 치과위생사 김선이씨를 초대했다. 엄마이기도 한 그는 아이의 성장 발달에 따른 구강 관리법을 정리한 책 <오늘도 이 닦으며 천만 원 법니다>(넥서스)를 펴냈다. 육아 고난기를 지나는 양육자에게 필요한 건, 삶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 아니겠는가.
본격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기인 5살(만3살)부터 초등학생까지 치과 치료비를 아낄 수 있는 구강관리법을 인터뷰에 담았다.
<육퇴한 밤>에서 만난 치과위생사 김선이씨. 영상 화면 갈무리.
Q. 빠질 유치 치료, 영구치를 위한 일?
“아이 치아(유치)는 20개로, 생후 6개월쯤부터 아래 앞니가 나란히 올라오기 시작해서 초등학교 졸업 전후로 모두 빠져요. 만 6살쯤 처음 나기 시작해서 평생을 사용하게 되는 어른 치아가 영구치(28개)인데요. 유치는 영구치가 올라올 때까지 자리를 맡아 두는 역할을 해요. 적당한 시기에 뿌리부터 서서히 녹아서 자리를 비워주죠. (중략) 모든 영구치가 유치가 빠진 자리로 올라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유치열에 없었던 치아 8개는 유치와 상관없이 잇몸을 뚫고 올라와요. 처음 올라오다 보니, 유치라고 생각하고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있죠. 작고 얇은 아이 치아(유치)는 충치에 취약해요. 충치가 생기면 진행 속도가 빨라서 작은 충치라도 미리 검진하고 치료하는 게 도움이 돼요.”
김선이 작가 책 <오늘도 이 닦으며 천만 원 법니다>에서 발췌. 넥서스 제공
Q. 코로나로 사라진 점심 양치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 기관 재량에 따라 상황이 다르지만)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이를 닦지 못해 걱정 많으시죠. 식사 후 칫솔질이 가장 좋지만, 저는 자일리톨 캔디를 활용합니다. 자일리톨은 충치균의 활동성을 줄이는 역할을 해요. 자일리톨은 이를 닦은 후 입안이 깨끗한 상태에서 먹을 때 가장 효과적이지만, 칫솔질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명시 했듯 충지 발생 위험 감소에 도움을 주는 것이니, 대안으로 활용해보세요.”
Q. 치아 홈 메우기, 충치 예방에 필수?
“혀로 어금니를 훑어보면, 울퉁불퉁 뾰족뾰족 굴곡이 있어요. 움푹 꺼진 부분에 좁고 깊은 홈이 있는데, 거기서부터 충치가 시작되는 경우가 흔해요. 음식물이 끼인 채로 오래 남아있기 좋은 모양새라 그래요. 그런 홈을 미리 코팅 해주는 게 ‘치아 홈 메우기’인데, 홈 메우기를 하면 씹는 면 충치 70%는 예방이 돼요. 만 6살, 만 12살에 나오는 영구치 큰 어금니 8개는 건강보험이 적용돼요. 치아 올라오는 시기를 잘 살펴보셨다가 씹는 면이 충분히 나오면, 미루지 마시고 홈 메우기 해보세요.”
<육퇴한 밤>에서 만난 치과위생사 김선이씨. 영상 화면 갈무리.
Q. 첫 이가 흔들리면 치과에 가야 할까?
“(아이) 첫 이 뺄 때는 치과에서 빼는 걸 권해요. 나중에 집에서 빼기 어려운 어금니 흔들리면, 치과에 가야 하는데요. 그때 거부감 없이 치과에 갈 수 있어요. 덜 흔들리는 유치나 뿌리가 여러 개인 어금니는 뿌리 일부가 남을 수 있어서 치과에 가야 해요. 이를 빼는 가장 좋은 시기는 이가 많이 흔들릴 때에요. 잇몸 아래 올라오고 있는 영구치가 유치 뿌리를 서서히 녹이면서 이가 흔들리거든요. 그러니 충분히 기다리셔도 돼요. 간혹 이가 흔들리지 않았는데, 안쪽에서 영구치가 나올 때가 있어요. 그때는 치과에 가서 마취 주사를 맞고 이를 빼야 돼요. 그런 치아는 아무리 기다려도 흔들리지 않아요.”
Q. 교정은 언제? 교정 치아는 어떻게 관리할까?
“아이 치아 교정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유가 있어요. 아이들의 턱과 얼굴은 과거에 비해 점점 작아지는데 치아 개수나 크기가 그대로이다 보니, 치아가 나올 자리가 충분하지 않아요. 교정은 교정 전문의나 치아 교정 경험이 많은 의사가 상주하는 가까운 치과에서 받는 게 좋아요. 치아 교정은 영구치가 완성되기 직전에 많이 시작합니요. 여학생들은 초등학교 4~5학년, 남학생들은 5~6학년 시기에 추천하는 편이고요. 아이들 뼈가 덜 단단하고, 치아 이동이 빨라서 고생을 덜 하고, 교정이 빨리 끝나죠. 다만 교정하면, 교정 장치가 붙은 상태에서 꼼꼼히 닦는 게 힘들죠. 보호자 도움이 필요해요.”
Q. 아이 양치질 시간이 힘겨운 양육자께
“작은 충치 하나에 (양육자들이) 죄책감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치료 비용도 들지만, (엄마가) 관리를 못 해줬나 하는 죄책감에 힘들어하거든요. 치료받는 아이가 힘들어하니까 보기도 쉽지 않고요. 충치는 누구나 생겨요. 치과 의사도 신경 치료받을 때 울어요. 제가 다 봤어요. (웃음)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 혼내지도 마세요. 작은 충치는 치료하면 그만이거든요.”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오늘도 이 닦으며 천만 원 법니다> 참고
Q. 육퇴한 밤은?
작지만 확실한 ‘육아 동지’가 되고 싶은 <육퇴한 밤>은 매주 목요일 영상과 오디오 콘텐츠로 찾아갑니다.
영상 콘텐츠는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TV, 오디오 콘텐츠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공개됩니다. 일과 살림, 고된 육아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분들을 위해 중요한 내용을 짧게 요약한 클립 영상도 비정기적으로 소개합니다. ‘구독·좋아요’로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육퇴한 밤에 나눌 유쾌한 의견 환영합니다. lalasweet.nigh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