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0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벗은 채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지나가는 버스 안 마스크 착용 승객과 대조를 이룬다. 연합뉴스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담당 기자가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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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된 지 2년이 됐습니다. 실외 마스크의 경우 의무화 17개월 만인 지난달 26일 자율 착용으로 정책이 바뀌었는데요. 정부는 실내 착용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하면서 아이들 언어 발달에 부작용이 나타나진 않을지 걱정을 많이 하는데요. 정부는 어떤 판단으로 실내 착용 의무를 유지하려는 걸까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날은 과연 올까요? 사회정책부 박준용 기자에게 물어봤습니다.
[The 1] 실외와 달리 실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잖아요. 판단 근거가 뭐죠?
박준용 기자: 2020년 연구를 보면,
실내에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가 실외의 18.7배 수준입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면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 부인할 수 없죠. 그런데 이제 의무를 풀 거냐 말 거냐는 사회적 합의의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의무를 유지하면 영유아 언어 발달 문제 등 부작용이 있잖아요. 반대로 해제한다면? 환자 수의 증가로 중환자 수,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나게 되죠. 이 두 가지는 비교 불가능한 변수입니다. 결국 국민의 사회적 합의, 정치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거죠.
[The 2]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요?
박준용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에선 실내 착용 의무가 없어요. 일본, 영국,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자율에 맡기고 있는 겁니다. 영국과 미국은 올해 초부터 의무가 없어졌고, 프랑스·독일·스페인·이스라엘 등은 지난 3~4월, 그러니까 올해 봄 정도부터 실내 의무를 해제하기 시작했어요. 한 가지 함께 봐야 할 건, 그 나라들과 우리나라의 유행 시기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이번 봄 이후에도 유행이 크게 왔죠. 여름에도 또 왔고요. 그런 차이도 감안해서 봐야 할 것 같아요.
[The 3] 우리나라가 유독 보수적으로 접근한다고 봐도 될까요?
박준용 기자: 네. 우리나라가 방역에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대응한 데에는 백신과 마스크의 기여가 크다고 평가되는데요. 코로나 치명률이 우리가 현재 0.11%인데, 이건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에요. 세계적으로 치명률이 낮은 편에 속하죠.
치명률을 낮게 유지하는 데 기여한 조처 중 하나를 선뜻 푼다는 결정을 쉽게 내릴 순 없는 것이죠.
[The 4] 영유아 언어 발달 지연 문제 등에 대해선 정부는 뭐라고 하나요?
박준용 기자: 그 문제에 대해서도 다들 크게 공감하는데요. 그런데 또, 현재 아이들이 백신을 어른들 만큼 자유롭게 맞고 있진 않잖아요. 그래서 겨울철에 재유행이 또 온다면 성인 대비 백신 접종을 덜 한 영유아 위주로 확진될 거라는 걱정이 큽니다. 우리나라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부족하고 소아 응급 의료 체계에서 시설 부족 등이 항상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마스크를 벗었을 때와 다음 대유행이 겹칠 경우 소아 확진자가 많이 생겨 피해가 커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죠.
[The 5] 다음에 대유행이 또 나타날 거라고 보는 건가요?
박준용 기자: 네.
정부에선
올 연말과 내년 초 사이에 7차 유행이 올 것이라고 얘기해요. 그때 우리가 얼마나 면역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지금은 우리가 대유행의 파도를 넘었으니까, 어느 정도 안정세에 있지만 또 한 번의 파도가 또 올 거라는 거죠. 그게 얼마나 클지 어떨지 아직은 전망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결국 마스크를 모두 언제 벗게 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다만 영유아의 언어 발달 지연 문제는 다들 공감하는 부분이라, 영유아만 먼저 의무를 풀고 성인은 단계적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