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가운데 건강취약성이 큰 이른둥이(미숙아) 비중이 늘고 있음에도, 이들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통계 생산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자보건법에 따라 임신 기간 37주 미만 출생아(조산아) 또는 출생 당시 몸무게가 2.5㎏ 미만(저체중 출생아)인 경우를 미숙아로 분류한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제317호)에 실린 ‘미숙아 건강통계 현황과 시사점’을 보면, 2021년 전체 출생아 26만1천명 가운데 조산아 비중은 9.2%, 저체중 출생아는 7.2%였다. 지난 2011년 출생아 47만1천명 중 조산아는 6.0%, 저체중 출생아는 5.2%이었다. 10년 새 미숙아 비중이 커진 건, 난임 시술 증가와 이에 따른 다태아(둘 이상의 태아) 출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마다 출생아가 줄고 있으나 다태아는 2011년 13만9천명에서 2021년 14만명으로 증가 추세다. 2021년 출생한 다태아 중 조산아와 저체중 출생아 비율은 각각 66.6%, 59.9%로 2011년 54.2%, 55.4%에 견줘 늘었다.
우리나라 미숙아 관련 출산 통계 동향. 보사연 ‘미숙아 건강통계 현황과 시사점’ 중 일부.
국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숙아는 영유아기뿐 아니라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여러 질환 등을 가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 지속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핀란드의 경우 출생정보 등록 사업을 통해 미숙아에 대한 통계 관리를 성인기까지 지속해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미숙아 출생 단계부터 통계 관리가 미흡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엔 출생 당시 체중이나 재태연령(임신주수)이 포함되지만 이는 의료기관이 파악한 정보가 아닌 부모의 출생신고에 기반을 둔 통계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숨지는 경우 정부 통계 집계에 누락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은진 보사연 연구위원은 “미숙아 생존과 사망에 대한 지표뿐 아니라 발육발달 상태, 질병, 장애, 건강한 삶의 질 등에 대한 통계가 생산되고 관리돼야 한다”며 “기존 보건사업에서 사용하는 통계와 건보공단의 의료 이용 및 건강검진 정보 등을 연계해 통계를 생산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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