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 시내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서 수련 중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는 올해 304명으로 5년 전보다 6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수는 줄었지만 서울 쏠림 현상은 더 심해졌다.
<한겨레>가 26일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전공의 수련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연차별 수련 현황’ 자료를 보면, 전국 1~4년차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2018년 850명에서 2023년 304명으로 546명(약 64%)이 줄었다. 전공의 304명을 연차별로 살펴보면, 4년차가 137명으로 가장 많고 1~3년차는 53명, 50명, 64명이다. 전공의는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으면서 전문의가 되기 위해 병원(8개 필수 전문과가 있으면서 200병상 이상 보유)에서 수련을 받는 동시에 24시간 교대로 환자 관리 등 실무를 맡는다. 전공의가 줄면서 전담 전문의가 따로 없는 수련병원은 소아 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말 상급종합병원인 인천 가천대 길병원이 전공의 부족을 이유로 소아청소년과 입원 환자 진료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응급실 소아 환자는 성인과 다른 특성을 고려해 소아청소년과 당직 의사가 보는 경우도 많다.
전공의 수는 줄었지만 서울 쏠림 현상은 더 심해졌다. 올해 기준 전국 4년차 전공의 61%가 서울에 위치한 병원 소속이다. 그러나 1년차의 경우 83%가 서울에서 수련 중이다. 서울 이외에 1년차 전공의가 있는 지역은 경기(4명)와 광주(2명), 울산·충북·전북(각 1명)이 전부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서울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공의가 적거나 없는 병원에선 당직 등 업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전공의가 많은 병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전공의는 교육을 받는 신분이므로 전공의가 없어도 (업무가 고르게) 분배되는 병원들이 전공의를 뽑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