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17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에서 열린 간호법 관련 준법투쟁 3차 진행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제공
의사가 해야 할 의료행위를 거부하는 간호사들의 ‘준법 투쟁’ 참여자 일부가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17일 서울 중구 간협 서울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병원이 불법진료를 강요한다는 신고와 이를 거부한 간호사들의 피해 사례가 협회로 지속 접수되고 있다”며 “따돌림이나 위협, 겁박 등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부당 해고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간협은 지난 5월 18일 개설한 ‘불법진료 신고센터’에 이달 11일까지 1만4590건이 신고됐다고 밝혔다. 병원의 실명을 밝힌 신고는 386개 기관, 8942건이었다. 간협은 센터로 접수된 신고 가운데 6건은 불법 의료행위를 거부하다 해고당했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 남의 한 종합병원 간호사 ㄱ 씨는 “ 의사가 작성해야 하는 장기요양 의견소견서를 간호사들에게 맡겨 시정을 요구했지만 해결되지 않았고 , 이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뒤 해고까지 당했다 ” 고 주장했다. 한 대학병원 간호사 ㄴ 씨는 “준법 투쟁에 참여하면서 협박, 회유, 폭언 등을 겪었다”며 “병원장과 의사들은 기존에 하던 일을 왜 거부하냐며 압력을 넣었다”고 말했다.
간협은 간호법 제정 무산에 반발해 관행적으로 의사 대신 하고 있는 의료행위를 거부하는 준법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간호법은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뒤 국회에서 폐기된 바 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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