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암치료 분야에서 새 장을 쓰고 있는 최원철 교수가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 출입문을 열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최 교수는 토종 옻나무에서 추출한 항암제 ‘넥시아’ 캡슐과 한약재 14~20종을 증류한 면역증강제를 암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암 한방치료’ 세파와의 10년 전쟁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장 최원철 교수 /
‘과연 한의학은 암을 치료할 수 있을까?’
이 도전적인 글귀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이 오는 17일 여는 ‘암치료 근거중심의학 심포지엄’을 주최한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내건 심포지엄의 부제다.
물음 같지만 이 부제에는 동·서양 의학의 장점을 살려 ‘신의학’을 창조하겠다는 모토를 내걸고 지난 6월 양·한방 협진병원으로 문을 연 동서신의학병원이 한의학으로 암치료의 새 장을 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다.
서울 상일동 병원 인근 온조대왕문화체육관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국의 후원으로 열리는 심포지엄의 주인공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를 이끌고 있는 최원철(44) 교수다. 그는 1997년 3월부터 2001년 5월까지 광혜원 한방병원에서 옻나무 추출물인 ‘넥시아’로 암환자 216명을 치료한 결과 114명(52.7%)이 5년 이상 생존했고, 86명(39.8%)은 지금까지 평균 7년 이상 살아 있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검증은 미국 국립보건원 의료통계분석실장을 지낸 이영작 한양대 석좌교수 팀이 맡았다. 한방쪽 암치료 성적이 ‘후향적 임상 연구’라는 양방 잣대로 평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들 암환자는 태반이 양방에서 수술·항암제·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광혜원을 찾아왔다”며 “이번 심포지엄에는 생존자 중 60명 가량이 참석해 투병기와 치료효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효과 진위 논란 뚫고 피말린 사투, 17일 ‘5년 이상 생존율’ 결과 발표 암은 치료 후 5년간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된 것으로 간주되지만, 완치는커녕 병의 진행을 늦출 치료법도 없는 단계를 의미하는 말기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말기암 환자는 대부분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10% 정도는 6개월을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이상 얼마나 더 생존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기 때문이다. 말기암 치료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최근 미국 국립암센터가 인체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정상화시키는 유전자 요법으로 흑색종 피부암에 걸린 말기암 환자 17명 가운데 2명을 18개월간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세계적으로 대서특필된 데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광혜원 시절 그의 놀라운 암치료 성적은 2002년 암 관련 시민단체인 암시민연대로부터 ‘암치료 의사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부 인정을 받기도 했지만, 양·한방 양쪽으로부터 “믿을 수 없다”는 반응 속에 거센 진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검증 과정에서 넥시아는 한방약으로는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청 인증기관에서 한 마리에 800만~1천만원 나가는 실험동물인 비글견 33마리를 이용한 26주짜리 독성 안전성 시험과 효능 시험을 했습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양방 기준의 신약으로 가기 위한 과정 가운데 우선 전임상 단계를 마친 거지요.” 이번 심포지엄으로 그동안의 진위 논란에 마침표를 찍게 되기를 바라는 그는 10년 전인 1997년에 암치료를 시작했다. 원광대 한의대를 나와 1988년 인천 주안동에 안세한의원을 개원한 뒤, 1994년 광혜원한방병원으로 확장하는 등 당뇨와 중풍 전문치료로 발전을 거듭할 때이다. 그로부터 10년. 그는 줄곧 생과 사의 시험대 위에 놓여 있는 듯 초긴장 속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무슨 일을 겪었기에? 글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효과 진위 논란 뚫고 피말린 사투, 17일 ‘5년 이상 생존율’ 결과 발표 암은 치료 후 5년간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된 것으로 간주되지만, 완치는커녕 병의 진행을 늦출 치료법도 없는 단계를 의미하는 말기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말기암 환자는 대부분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10% 정도는 6개월을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이상 얼마나 더 생존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기 때문이다. 말기암 치료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최근 미국 국립암센터가 인체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정상화시키는 유전자 요법으로 흑색종 피부암에 걸린 말기암 환자 17명 가운데 2명을 18개월간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세계적으로 대서특필된 데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광혜원 시절 그의 놀라운 암치료 성적은 2002년 암 관련 시민단체인 암시민연대로부터 ‘암치료 의사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부 인정을 받기도 했지만, 양·한방 양쪽으로부터 “믿을 수 없다”는 반응 속에 거센 진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검증 과정에서 넥시아는 한방약으로는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청 인증기관에서 한 마리에 800만~1천만원 나가는 실험동물인 비글견 33마리를 이용한 26주짜리 독성 안전성 시험과 효능 시험을 했습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양방 기준의 신약으로 가기 위한 과정 가운데 우선 전임상 단계를 마친 거지요.” 이번 심포지엄으로 그동안의 진위 논란에 마침표를 찍게 되기를 바라는 그는 10년 전인 1997년에 암치료를 시작했다. 원광대 한의대를 나와 1988년 인천 주안동에 안세한의원을 개원한 뒤, 1994년 광혜원한방병원으로 확장하는 등 당뇨와 중풍 전문치료로 발전을 거듭할 때이다. 그로부터 10년. 그는 줄곧 생과 사의 시험대 위에 놓여 있는 듯 초긴장 속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무슨 일을 겪었기에? 글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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