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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암환자 7년생존율 40%’ 한방치료 획기적 성과

등록 2006-09-12 18:48수정 2006-09-13 14:16

한방 암치료 분야에서 새 장을 쓰고 있는 최원철 교수가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 출입문을 열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최 교수는 토종 옻나무에서 추출한 항암제 ‘넥시아’ 캡슐과 한약재 14~20종을 증류한 면역증강제를 암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한방 암치료 분야에서 새 장을 쓰고 있는 최원철 교수가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 출입문을 열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최 교수는 토종 옻나무에서 추출한 항암제 ‘넥시아’ 캡슐과 한약재 14~20종을 증류한 면역증강제를 암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암 한방치료’ 세파와의 10년 전쟁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장 최원철 교수 /

‘과연 한의학은 암을 치료할 수 있을까?’

이 도전적인 글귀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이 오는 17일 여는 ‘암치료 근거중심의학 심포지엄’을 주최한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내건 심포지엄의 부제다.

물음 같지만 이 부제에는 동·서양 의학의 장점을 살려 ‘신의학’을 창조하겠다는 모토를 내걸고 지난 6월 양·한방 협진병원으로 문을 연 동서신의학병원이 한의학으로 암치료의 새 장을 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다.

서울 상일동 병원 인근 온조대왕문화체육관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국의 후원으로 열리는 심포지엄의 주인공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를 이끌고 있는 최원철(44) 교수다. 그는 1997년 3월부터 2001년 5월까지 광혜원 한방병원에서 옻나무 추출물인 ‘넥시아’로 암환자 216명을 치료한 결과 114명(52.7%)이 5년 이상 생존했고, 86명(39.8%)은 지금까지 평균 7년 이상 살아 있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검증은 미국 국립보건원 의료통계분석실장을 지낸 이영작 한양대 석좌교수 팀이 맡았다. 한방쪽 암치료 성적이 ‘후향적 임상 연구’라는 양방 잣대로 평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들 암환자는 태반이 양방에서 수술·항암제·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광혜원을 찾아왔다”며 “이번 심포지엄에는 생존자 중 60명 가량이 참석해 투병기와 치료효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효과 진위 논란 뚫고 피말린 사투, 17일 ‘5년 이상 생존율’ 결과 발표

암은 치료 후 5년간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된 것으로 간주되지만, 완치는커녕 병의 진행을 늦출 치료법도 없는 단계를 의미하는 말기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말기암 환자는 대부분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10% 정도는 6개월을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이상 얼마나 더 생존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기 때문이다.

말기암 치료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최근 미국 국립암센터가 인체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정상화시키는 유전자 요법으로 흑색종 피부암에 걸린 말기암 환자 17명 가운데 2명을 18개월간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세계적으로 대서특필된 데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광혜원 시절 그의 놀라운 암치료 성적은 2002년 암 관련 시민단체인 암시민연대로부터 ‘암치료 의사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부 인정을 받기도 했지만, 양·한방 양쪽으로부터 “믿을 수 없다”는 반응 속에 거센 진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검증 과정에서 넥시아는 한방약으로는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청 인증기관에서 한 마리에 800만~1천만원 나가는 실험동물인 비글견 33마리를 이용한 26주짜리 독성 안전성 시험과 효능 시험을 했습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양방 기준의 신약으로 가기 위한 과정 가운데 우선 전임상 단계를 마친 거지요.”

이번 심포지엄으로 그동안의 진위 논란에 마침표를 찍게 되기를 바라는 그는 10년 전인 1997년에 암치료를 시작했다. 원광대 한의대를 나와 1988년 인천 주안동에 안세한의원을 개원한 뒤, 1994년 광혜원한방병원으로 확장하는 등 당뇨와 중풍 전문치료로 발전을 거듭할 때이다. 그로부터 10년. 그는 줄곧 생과 사의 시험대 위에 놓여 있는 듯 초긴장 속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무슨 일을 겪었기에?

글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의혹·테러·수사…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최원철 교수의 ‘암 한방치료 도전기’

100여종의 한약재를 태워 만든 세라믹을 원통형 내부 벽에 발라 놓은 원적외선 치료기 ‘하이퍼서미아’에 들어가는 암환자를 최원철 교수가 도와주고 있다.
100여종의 한약재를 태워 만든 세라믹을 원통형 내부 벽에 발라 놓은 원적외선 치료기 ‘하이퍼서미아’에 들어가는 암환자를 최원철 교수가 도와주고 있다.
“지난 10년간 정신없이 달려왔어요. 매일 야간근무에 전쟁터에 있는 분위기였지요.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한방 암치료 효과를 증명하는 일을) 그만둘 수는 없었어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장 최원철 교수는 1997년 광혜원 한방병원에서 암치료를 시작했을 때 〈한국방송〉 병원 24시 팀의 공개 암진료 제안을 받아들인 게 ‘화근’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에서 97년 4월 세계의 보완대체의학을 소개하는 특집프로를 방영하면서 옻나무 추출물을 이용한 광혜원의 암치료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병원 24시 팀이 “‘한방으로는 그렇게 좋은 치료 성적을 낼 수 없다’는 양방 쪽의 거센 항의가 있다”며 공개 암진료를 제안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공개진료는 모험이지만 기회라는 생각도 했다. 암치료 효과를 증명만 하면 모든 게 잘 풀릴 줄 알고 공개진료를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갈수록 복잡하게 꼬여갔다.

당시 공개진료는 〈한국방송〉이 섭외한 암환자 11명과 광혜원에서 치료 중인 암환자 2명 등 모두 1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이 중 9명이 5년 이상 장기생존했고 7명은 지금도 살아 있을 정도로 치료 성적이 좋았다.

1997년 방송사 통해 공개 암진료
치료 입증했으나 양방쪽 반발, 사기 몰려 무고자 찾다 테러당해…

〈한국방송〉은 1년간의 공개진료 결과를 토대로 3부작 의학다큐멘터리 ‘21세기 의학혁명-암은 정복된다’를 제작해 99년 1월13일 1부를 방영했지만 2~3부는 양방 쪽의 거센 반발로 끝내 방영을 접어야 했다.

1부에서는 광혜원의 파장의학을 이용한 독특한 암진단법이 소개되었는데 양방 쪽이 “비과학적”이라며 들고일어난 것이다. 광혜원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 암진단 전문가가 참여한 공개검증에서 암환자 소변의 자기파장 정보를 분석해 90%의 높은 확률로 암을 정확하게 진단해냈지만 “사기”로 몰린 셈이다.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의 참관 아래 다시 광혜원의 소변 암진단법을 공개검증하자는 제안이 제기됐지만 의협은 거부했다. 〈에스비에스〉는 99년 3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한의사협회만 참여한 가운데 광혜원의 소변 암진단법을 다시 공개검증했다. 이때도 광혜원은 88%의 높은 확률로 암을 진단해냈지만 양방 쪽의 의혹을 가라앉힐 수는 없었다.

최 교수는 공개진료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생약 연구 분야에서 앞서가는 러시아로 눈길을 돌려 옻나무 추출물의 항암효과와 소변 암진단법의 유효성을 학문적으로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97년에 8월 처음 러시아에 가서 조선족 출신으로 러시아뇌과학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양 파블로프 박사를 만나 그의 소개로 천연물 연구로 유명한 모스크바 제3의대를 비롯해 세계 3대 암센터의 하나인 블로힌 국립암센터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러시아 의과학원 준회원(1998~2000년), 모스크바 국립의대 명예의학박사(2000년), 러시아 국립한림원 회원(2000년~)이 됐다. 러시아 한림원 회원은 한국학술원 원장을 지낸 전무식 박사 외에 한국인으로선 그가 유일하다.

최 교수가  환자 소변을 자기공명분석기 위에 올려놓고 그 파장을 분석해 암진단을 하고 있다.
최 교수가 환자 소변을 자기공명분석기 위에 올려놓고 그 파장을 분석해 암진단을 하고 있다.

경찰수사 3년만에 무혐의 판정
러시아 유학 학문적 입증 노력, ‘한국인 두번째 한림원회원’ 인정

이에 앞서 그는 94년 국내에서 당뇨와 중풍 전문치료로 잘나갈 때 중의학에서 배울 점을 찾으러 중국에 갔다가 리더성(이덕생) 부주석의 당뇨 합병증을 고친 것을 계기로 중의학 명문대인 랴오닝중의약대 객좌 부교수(1994~95년)와 객좌 정교수(1996~97년)를 역임하고 중의학 명예박사학위(1997)를 받기도 했다.

“2000년 12월께 중앙의 한 유력 일간지가 광혜원의 암치료를 비판한 뒤부터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갔어요. 급기야 2001년 6월부터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지요. 나를 비롯해 광혜원 직원들이 66차례나 경찰에 불려다녔어요. 환자들이 보는 앞에서 광혜원 의료진을 수갑을 채워 간 일도 있었으니까요. 암치료가 안 되는 걸 된다고 과대광고한 혐의를 인정하고 100만원의 벌금만 내면 된다고 했으나 끝내 거부했지요. 나를 무고한 사람이 누군지를 알아보려고 하다가 2001년 12월 야구방망이로 왼쪽 눈 부분을 강타당하는 테러를 당하기도 했어요. 왼쪽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상처가 심해 뇌수술까지 받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지요.”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상한 전화들이 걸려오고 테러까지 당하자 그는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 우울증 약도 먹었고, 약해진 심장을 구심제로 달래며 살아갔다. 2002년에는 아내와 두 아들을 친척이 있는 미국으로 내보내고 기러기 아빠가 됐다.

그는 이 와중에도 한방 암치료의 학문적 근거를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 2002년에는 블로힌 국립암센터 명예원장이 되었고, 2003년엔 러시아 국가학위(BAK)인 모스크바 국립의대 약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원없이 공부를 해봤다”는 그는 마침내 2004년 8월14일 검찰로부터 무혐의 판정을 받았고, 한방의 맏형인 경희대 쪽의 제안을 받아들여 2005년 9월부터 동서신의학병원 개원 준비에 참여해 초대 통합암센터장을 맡았다.

경희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의 양·한방 의료진들이 최원철 센터장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경희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의 양·한방 의료진들이 최원철 센터장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글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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