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노란 리본이 나부끼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 부두에서 27일 오후 한 실종자 가족이 빗속에서 흐느끼고 있다. 진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정혜신 박사가 말하는 마음 치유법
정부 무책임 ‘2차 트라우마’ 불러
세월호 참사로 우리 사회 심리적 죽음
생존자·유족들부터 치료
사회적 치유시스템 10년간 운영을
정부 무책임 ‘2차 트라우마’ 불러
세월호 참사로 우리 사회 심리적 죽음
생존자·유족들부터 치료
사회적 치유시스템 10년간 운영을
정혜신 박사(마인드프리즘 대표)
세월호 참사로 우리 사회 심리적 죽음
생존자·유족들 트라우마부터 치료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치료센터’ 필요 정 박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장 크게 받은 생존자와 유족의 트라우마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몇 년이 지난 뒤에라도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를 막기위해 정부 예산을 동원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센터’를 안산에 만들어 집중 치유하자고 제안했다. “생존자와 유족들은 최소한 2~3년 정도의 지속적인 치유와 보살핌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엔 치유가 필요한 대상 집단이 넓은데다 트라우마를 정확하고 입체적으로 해결하려면 사회적인 치유 시스템도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10년은 지속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정 박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첫 증상은 (생존자의 경우) 잠도 못 자고, 음식도 못 넘기고, 사망 통지 받았던 순간들과 같이 있던 친구들 모습이 계속 떠오르는 것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생존자나 유족들은 그 기억을 잊기 위해서 일이든 뭐든 몰두하기 시작한다. 아이들 중에는 딴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공부만 파는 애들도 있다”고 말했다. 뭔가 열중해서 하는 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2단계 증상들인데, 몰입함으로써 불안이나 공포·죄의식 등을 잊으려고 하는 시도라는 것이다. 정 박사는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 주위에선 이들이 고통을 극복한 증거로 받아 들인다. 물론 자신도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이런 극단적인 몰입이 어느 순간 아주 사소한 계기에 툭 끊어질 수 있고, 이 때문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장기 및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치유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들을 지켜 보고 함께 겪은 국민들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하느냐는 질문에 정 박사는 “아이의 얼굴을 확인하러 온 엄마들은 바닥에 드라이아이스가 깔려 있는 줄 모른 채 아이의 몸이 너무 차다며 담요를 찾는다. 드라이아이스는 부패를 막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지만 엄마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담요를 덮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세월호 트라우마에 대처하는 방식이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제안한 구체적인 방법은 (전국 곳곳에 설치된) 분향소부터 찾는 것이다. 함께 슬퍼하면 많이 슬프지 않게 할 수 있고, 많이 힘들다면 혼자 슬퍼해서 그럴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24일 세월호 실종자 및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있는 진도로 향했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 정혜신 박사 인터뷰 전문 보기 <인터뷰 전문은 28일 발행되는 <한겨레21> 1009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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