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로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발생 관련 의료기관 24곳의 이름을 공개한 7일, 해당 병원들에는 문의가 빗발쳤다. ‘공기를 통해 감염되지 않으니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라’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해당 병원을 찾아도 될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공개된 병원 가운데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곳은 경기도 평택성모병원(37명), 서울 삼성서울병원(17명), 대전 건양대병원(5명)·대청병원(3명), 충남 아산서울의원(1명), 서울 365서울열린의원(1명) 등 6곳이다. 이들 병원은 메르스 ‘슈퍼전파자’로 지목되는 1번, 14번, 16번 확진자의 동선과 겹친다.
국내 첫 메르스 확진자는 지난달 11일 증상이 나타나자 이튿날 충남 아산서울의원에 들렀고 이후 평택성모병원, 서울 365서울열린의원, 삼성서울병원을 순서대로 들렀다. 지난달 15~17일 이 환자가 두번째로 들른 평택성모병원에서 36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해당 병원은 휴원에 들어갔다. 처음 들른 아산서울의원, 세번째로 들른 365열린의원에서도 각각 의료진 1명이 추가로 감염됐지만 그 뒤 메르스의 최장 잠복기간인 14일이 지나 추가 감염자가 나오진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평택성모병원에서 첫 확진자에 의해 감염된 14번 환자가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을 찾으면서 17명의 3차 감염자가 이 병원에서 발생했다. 의사·간호사 등 700명에 이르는 의료진도 격리 상태다. 또다른 슈퍼전파자로 꼽히는 16번 환자가 들른 병원들도 메르스에 노출됐다. 그가 지난달 25~27일 들른 대청병원과 28~30일 들른 건양대병원에서도 현재까지 각각 3명, 5명의 메르스 환자가 확인됐다.
서울의 서울아산병원 등 나머지 18곳의 의료기관은 메르스 감염자들이 외래·응급실 진료 등으로 잠시 들른 곳이나 아직까진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의료진·환자들은 이미 격리됐기 때문에 이들 병원에 입원해 있거나 외래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동요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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