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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제2 진원지’ 된 삼성서울병원…감염 17명·노출 2천여명

등록 2015-06-07 19:18수정 2015-06-07 19:24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맨 오른쪽)과 의료진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중강당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현황과 대책을 발표한 뒤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맨 오른쪽)과 의료진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중강당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현황과 대책을 발표한 뒤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4번 환자 사흘간 응급실 방치
3차 감염자 무더기 발생
부산·성남·부천 등으로 번져
병원쪽 ‘첫 환자 의심’ 보고 때
정부 무시가 사태 악화시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가 7일 현재 17명이 나오고, 이들에게 노출된 환자와 직원이 2000여명에 이르는 등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삼성서울병원이 ‘제2의 메르스 진원지’가 되고 있다. 또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감염된 환자가 부산, 경기도 성남, 부천 등에서 나오자 메르스 감염이 지역사회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도 “평택성모병원이 1차 유행의 물결이었다면, 삼성서울병원이 2차 유행의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3차 감염자는 17명이고, 모두 지난달 27~29일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의료진(3명)과 환자(7명), 보호자들(7명)이라고 밝혔다. 17명의 감염자에게 노출된 환자와 직원이 2000여명에 달해 추가로 확진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은 “노출자들을 격리하고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이들 3차 감염자와 접촉한 분들도 집중적으로 파악해 적절한 격리조처를 진행했고 4차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7명의 경우 6명은 단순 발열과 가벼운 호흡기 증상만 있고, 1명은 폐렴이 동반된 상태다.

이처럼 우리나라 최고 병원 가운데 하나인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무더기로 나온 데는 정부와 병원의 감염관리가 허술했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달 20일 메르스 첫 확진 환자를 경험했으면서도 14번 환자를 꼼꼼히 살피지 못해 지난달 27~29일 사흘 동안 응급실에 방치해 감염자를 크게 늘렸다. 14번 환자는 1번 환자와 마찬가지로 평택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삼성서울병원은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응급실에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상태였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평택 굿모닝병원을 거쳐 우리 병원으로 오는 바람에 평택성모병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14번 감염자와 접촉했던 노출자 파악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달 30일 14번 환자에 대한 감염 확진 뒤, 의무기록과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 다각도로 분석해 접촉자들을 격리조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병원 의사인 35번 환자는 격리조처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35번 의사 환자는 14번 환자와 지난달 27일 응급실에서 40분가량 같이 있었지만 병원은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다. 지난달 31일 오후에 35번 환자가 스스로 병원에 메르스가 의심된다며 통보하면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35번 의사 환자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확진 명단에서 누락해 은폐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14번 환자를 직접 진료한 것도 아니고 멀리 떨어져 있었고, 시간도 짧았기 때문에 즉각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도 문제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정부가 메르스 첫 환자를 확진하는 데만 꼬박 하루 반을 허비했다. 병원 쪽이 지난달 18일 메르스가 의심된다고 보건당국에 보고했으나 환자가 다녀온 바레인이 메르스 발생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되다가 20일 오전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번 환자를 통한 감염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노출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만 478명에 이른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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