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정상화·유전자 검사 음성 판정
완치땐 다른 사람에게 전염 안 시켜
평소 건강 큰 문제 없으면 치유 확인
완치땐 다른 사람에게 전염 안 시켜
평소 건강 큰 문제 없으면 치유 확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국내 첫 확진자의 아내인 ‘2호 확진자’가 퇴원한 데 이어, 상태가 호전된 환자 2명도 곧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완치 환자들이 차례로 병상을 떠나면서 스무날 가까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메르스 공포도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서울 강동구 365열린의원의 의사인 5번 환자(50·남)와 평택성모병원 간호사인 7번 환자(28·여) 상태가 좋아져 퇴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데다 국내 사망자만 5명에 이르면서 메르스는 막연한 공포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완치 환자가 연이어 퇴원을 준비하면서 평소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생명의 위협 없이 치료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메르스로 숨진 5명은 모두 천식·신장 질환 등 지병이 있었다.
보건당국이 퇴원을 판단하는 기준은 두 가지다. 메르스의 증상인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이 사라지고, 의료진이 볼 때 상태가 안정돼야 한다. 증상이 호전된다고 퇴원하는 것이 아니다. 유전자 검사인 피시아르(PCR·중합효소반응) 검사를 24시간 간격으로 실시했을 때 두 차례 연속으로 음성 반응이 나와야 한다. 최종 완치 여부는 전문가들이 논의해 결정한다.
앞서 5일 퇴원한 두 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20일 남편에게서 옮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그동안 격리병실에서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아왔다. 처음엔 38도가 넘는 고열 증상이 나타났지만, 격리 치료 일주일 만에 열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최근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정상 체력을 회복하면서 두 차례 유전자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대책본부는 메르스에 감염된 뒤 폐렴 증세를 보이며 위독한 상태까지 이르렀던 첫 확진자 역시 안정을 되찾았고, 유전자 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와 곧 퇴원할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치료약이 없다고 치료 방법까지 없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자신의 몸에서 만들어진 항체가 가장 강력한 치료제”라며 “회복이 되고 난 다음에 바이러스 배출이 없는 상태면 완치라고 볼 수 있다. 완치된 환자가 다른 사람한테 전염시킬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