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한 임신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중앙메르스대책관리본부가 확진 검사를 하고 있는데, 확진되면 국내 첫 임신부 환자가 된다.
삼성서울병원은 9일 지난달 27일 밤 어머니의 소화장애 증세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40대 임신부가 지난 8일 저녁 병원에서 실시한 자체검사에서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임신부가 어머니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시각에 ‘슈퍼전파자’로 꼽히는 14번 환자(35)도 머물고 있었다. 해당 임신부는 부모와 함께 응급실에서 한시간가량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임신부의 부모는 지난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은 검체를 질병관리본부에 보내 확진 검사를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임신부는 면역력이 약해 메르스에 더 쉽게 감염되는데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투여할 수 있는 약물에 제한이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해당 임신부는 이달 중순 출산을 앞둔 만삭의 몸이다.
현재까지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2012년 요르단에서는 한 임신부가 메르스에 걸린 뒤 임신 5개월 만에 사산했고 2013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메르스 감염 상태에서 건강한 아기를 낳은 뒤 산모가 사망한 사례가 있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메르스 감염 증상이 얼마나 심한지 봐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지만, 곧 출산을 앞둔 임신부라면 증상이 심한 경우 조기 분만을 유도하거나 제왕절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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