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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메르스 ‘공기 감염’ 가능성 다시 촉각…보건당국은 “희박”

등록 2015-06-11 19:43수정 2015-06-12 00:10

메르스 비상

삼성 외래환자·35번 의사환자 등 감염경로 설명 안돼
WHO도 “병원 등 특수 공간에선 가능성 대비해야”
당국·전문가 “공기감염땐 더 많은 환자” 가능성 일축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가 122명으로 늘어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1층 안내데스크에서 간호사가 병원에 들어온 외국인에게 마스크를 씌워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전염돼 이날 115번째로 확진된 환자는 응급실 밖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가 122명으로 늘어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1층 안내데스크에서 간호사가 병원에 들어온 외국인에게 마스크를 씌워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전염돼 이날 115번째로 확진된 환자는 응급실 밖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삼성서울병원 외래환자와 평택의 한 경찰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메르스의 공기감염 가능성이 또다시 대두했다. 보건당국은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없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는 병원 같은 특수한 공간에서는 공기감염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 자료를 보면, 115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진료를 받으러 방문해 응급실 구역 앞 화장실을 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와의 접촉 경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 의사 환자(35번 확진)도 14번 환자를 응급실에서 직접 진료한 게 아니라, 2m 이상 떨어져 다른 환자를 살폈는데도 감염됐다.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보며 접촉자를 가려낸 삼성서울병원은 애초 35번 의사 환자는 격리 대상자에서 제외했을 정도다. 119번째 환자인 평택의 한 경찰관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경유했던 한 병원에 잠시 들른 것 외에는 다른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모두 공기감염을 의심해볼 수 있는 사례다.

이보다 앞서 공기감염 가능성이 제기된 곳은 메르스 1차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이다. 1번 환자는 8층 병실에 머물렀는데, 7층에 있던 환자까지 전염됐고 감염자 수도 37명으로 너무 많은 탓이다. 메르스 민관합동대책팀은 평택성모병원에서 일어난 집단감염이 공기감염에 의한 것인지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이런 사례를 종합하면, 적어도 ‘비말’(콧물·침 등)이라는 방식만으로 메르스가 전염된다는 공식은 깨진 셈이 된다. 공기감염은 바이러스 크기가 작아 공기 중에 떠 있다 호흡할 때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비말감염은 바이러스 크기가 커서 1~2m 이상 떨어져 있으면 직접 감염되지 않고 손이나 도구에 묻어 간접 감염되는 것을 가리킨다.

세계보건기구도 중동에서 메르스 환자가 확산되던 지난해 1월부터 “에어로졸(미세수분입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치료 과정에선 공기감염을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르스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제기하는 연구논문도 있고, 세계보건기구뿐만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와 홍콩 보건당국도 메르스를 공기감염이 가능한 바이러스로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기감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검증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그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건당국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날 대책본부 브리핑에 참석한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외래환자가 하루에 약 8000명이다. 공기감염이 발생했다면 더 많은 환자가 나와야 한다”며 “전파 경로가 불분명한 몇몇 환자가 생겼다고 공기감염이 있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태형 순천향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한국적 상황에서 그동안 관찰되지 않던 모습들이 보이는 측면이 있다. 응급실처럼 밀접한 접촉자들이 많은 환경에서 오는 착시현상일 수 있다”며 “(공기감염 등) 메르스가 변이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공기감염 가능성이 낮더라도 정부가 이를 배제한 채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정부에서는 공기를 통해 감염되지 않는다고 확언하는데, 국민들은 병원 내에서 비접촉 감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느냐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확하게 ‘일상생활에서의 공기감염 우려는 없으나 병원 내에서 환자 관리를 하는 도중에 공기감염이 될 위험성은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김지훈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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