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4차 감염’까지 현실화…‘슈퍼전파자’ 우려 환자 9명이나

등록 2015-06-14 19:51수정 2015-06-15 01:03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그룹 ‘동방신기’의 콘서트가 열리기에 앞서 행사 진행요원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전파 방지를 위해 관람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그룹 ‘동방신기’의 콘서트가 열리기에 앞서 행사 진행요원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전파 방지를 위해 관람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연합뉴스
진정커녕 곳곳 ‘지뢰밭’
보건당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가리라던 지난 주말이 지나기도 전에 ‘4차 감염자’가 발생하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 의심환자도 잇따르면서 메르스가 오히려 맹위를 떨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한 사설 구급차 운전자가 지난 5~6일 76번 환자를 한 대학병원에 이송해주는 과정에 메르스에 전염돼 1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76번 환자(75)는 지난달 5월27~28일 지병으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14번 환자(35)한테서 메르스에 감염된 3차 감염자이다. 133번째 확진자가 된 이 운전자(70) 사례는 메르스 발생 이후 첫 ‘4차 감염’인 동시에 병원 밖 전염이어서 메르스 3차 유행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운전자와 동승한 환자(55·137번)도 12일 확진 판정을 받아 4차 감염은 2명으로 늘었다.

대책본부는 전염이 구급차 안에서 일어난 것이어서 ‘병원 안 감염’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정은경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구급차 안 감염이 지역사회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병원과 병원을 연결시켜주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노출된 것이기 때문에 의료기관 감염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메르스 환자가 불특정한 다수를 전염시키는 ‘지역사회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4차 감염’ 2명 발생
76번 환자 대학병원 이송과정
운전자·동승자 감염 확인

감염경로 불명확 또…
126번 평택굿모닝 간병인환자
“14번 환자 입원 중엔 일 안 했다”

감염 모른 채 불특정 다수 접촉
143번 대청병원 컴퓨터 작업자
열흘 간 택시 타고 음식점 이용
포항의 교사 환자도 5일간 수업

그러나 경기 평택 지역에서 감염된 두 환자의 경우 뚜렷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126번 환자(70·여)는 평택굿모닝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이지만, 14번 환자가 입원했던 지난달 25~27일에 일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0일 확진된 평택경찰서 경찰관인 119번 환자(35)는 지난달 31일 평택박애병원을 방문했지만, 52번 확진 환자(54·여)가 이 병원을 들르기 이전에 다녀간 것으로 밝혀져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대책본부도 이날 “박애병원 의무기록과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119번 환자와 52번 환자) 두 사람이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4차 감염과 병원 밖 전염에 대한 우려는 자신이 감염된 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해온 3차 감염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더 커지고 있다. 16번 환자(40)가 입원했던 대전 대청병원에서 컴퓨터 관련 업무를 한 143번 환자(31)의 경우 지난 2일부터 발열 증상이 있었음에도 열흘 동안 택시를 타고 회사를 출근하고 음식점에 들르는 등 수많은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다. 경북 포항의 한 고교 교사인 131번 환자(59)는 지난 1일부터 몸살 등으로 포항과 경주의 병원 네 군데를 들렀는가 하면 닷새 동안 재직중인 고교에서 수업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자신이 메르스 감염자인 줄 모르고 발병한 상태에서 병원뿐 아니라 회사·학교 등 지역사회에서 수백명과 접촉해 ‘제3의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만 55번·76번·89번·90번·98번·115번·131번·137번·143번 등 9명에 이른다. 이들이 접촉한 사람들이 격리 대상에서 해제되려면 가장 늦게는 이달 26일이 지나야 한다. 여전히 곳곳이 지뢰밭이어서 메르스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국인 것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김건희 황제관람’ 논란 정용석·‘갑질’ 의혹 김성헌 의아한 임명 1.

[단독] ‘김건희 황제관람’ 논란 정용석·‘갑질’ 의혹 김성헌 의아한 임명

[단독] ‘김건희 인맥’ 4명 문화계 기관장에…문체부 1차관 자리도 차지 2.

[단독] ‘김건희 인맥’ 4명 문화계 기관장에…문체부 1차관 자리도 차지

수도권 ‘첫눈’ 옵니다…수요일 전국 최대 15㎝ 쌓일 듯 3.

수도권 ‘첫눈’ 옵니다…수요일 전국 최대 15㎝ 쌓일 듯

새가 먹는 몰캉한 ‘젤리 열매’…전쟁도 멈추게 한 이 식물 4.

새가 먹는 몰캉한 ‘젤리 열매’…전쟁도 멈추게 한 이 식물

“고려대서 침묵 끝내자…윤 퇴진” 학생들도 대자보 릴레이 5.

“고려대서 침묵 끝내자…윤 퇴진” 학생들도 대자보 릴레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