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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삼성서울병원 ‘부분 폐쇄’ 파장…‘일류 병원’의 구멍난 방역 시스템

등록 2015-06-14 20:08수정 2015-06-15 10:07

진료 없는 휴일인 14일 오후 일부폐쇄를 하루 앞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병원 입구에서 보안 업무 중인 한 직원의 체온을 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진료 없는 휴일인 14일 오후 일부폐쇄를 하루 앞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병원 입구에서 보안 업무 중인 한 직원의 체온을 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통제 불능 우려 커지자 ‘두손’ 들어
24일까지 외래진료·입원 안받아
입원 환자 이전 지원 밝혔지만
주변 병원 “삼성서울 환자 안받아”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체계를 갖췄다고 자부해온 삼성서울병원이 이 병원 환자이송요원(137번 환자)이 확진 전 응급실 외 병동에서 수많은 사람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자 부분폐쇄 조처를 단행했다.

자칫하다 삼성서울병원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를 가능성도 있어 그 책임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이 병원에서 가장 많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데다, 여기서 감염된 환자들은 전국 곳곳에서 ‘3차 유행’을 일으킬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동안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추가 감염자가 속출한 뒤에도 특별히 환자 진료를 제한하지 않던 삼성서울병원의 태도가 바뀐 건 이 환자 때문이다.

이 환자가 병원 내 입원환자·의료진을 감염시키는 ‘4차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대두하자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민관합동태스크포스 즉각대응팀은 지난 13일 밤 “병원 내 메르스 감염 확산의 재발 방지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이 병원에 지시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은 2시간 뒤 ‘병원 부분폐쇄’를 결정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 응급실 이송요원이 확진돼 기존 방법으론 대처가 어렵다고 생각해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부터 24일까지 신규 환자의 외래진료와 입원을 받지 않는다. 재진 환자들에겐 24일 이후로 예약을 미룰 것을 권하고 있다. 다만 응급 상황이나 암환자 등 상태가 위중한 사람들은 예정대로 수술을 진행한다. 입원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옮기길 원하면 적극 돕는다는 방침이다. 24일 이후엔 대책본부와 협의해 운영 정상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불똥은 주변 병원으로 튀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대학병원 원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오는 환자의 감염 여부를 신뢰하기 힘든 상황에서 무작정 환자를 받을 수는 없다”며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했던 환자는 진료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자칫 환자들이 오갈 데 없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나오자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이날 ‘진료거부 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삼성서울병원은 하루 응급실 이용 환자 200여명, 외래환자는 8000여명에 이르는 ‘빅5’ 대형병원으로, 1959개의 병상이 있고 14일 기준 829명이 입원해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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