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인근 병원들이 1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온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 환자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우려로 부분 폐쇄된 직후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며 이 병원에서 진료받던 환자들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삼성서울병원과 수도권 20여개 대형병원 원장은 14일 오후 5시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 후속조처를 논의했다. 그 결과 삼성서울병원은 입원해 있는 모든 환자를 부분폐쇄가 끝나는 24일까지 병원이 전담해 치료하고, 항암주사치료·방사선치료·혈액투석 환자에 대해서도 치료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을 이용하던 일반 외래 환자는 다른 병원을 이용해야 한다. 이 경우엔 삼성서울병원이 관련 환자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실시간 정보를 교류한다.
삼성서울병원이 이날 밝힌 입원 및 재진 예약 환자는 모두 5300여명이다. 현재 전체 1950여개 병상 가운데 830여명이 입원해 있다. 재진 외래 예약자는 4400여명, 신규 예약자는 100여명이다.
강남권 병원들은 일단 메르스 관련 여부 등을 파악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온 환자를 선별해 진료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온 메르스 관련 증상이 있는 환자를 선별진료소에서 먼저 문진한 뒤 의심환자들을 별도로 진료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이 만든 접촉 관리 대상자 명단에서만 환자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가 없어서 기준이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며 “가장 중요한 건 현재 입원하거나 외래 진료를 받는 환자들의 안전이기 때문에 지침을 세밀히 만들어 삼성서울병원과 관련돼 있다면 격리 진료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