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역 실패를 인정하고 부분 폐쇄 조처를 취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가림막이 쳐진 병원 응급실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송재훈 병원장은 “지금부터 한시적으로 신규 외래·입원 환자를 제한하고 응급수술을 제외하고는 수술과 응급진료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감염학회 “조사한 환자 37%가 기저질환 없어”
국내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확진된 지 한달째인 19일 확진 환자 166명 가운데 164명이 ‘병원 안 감염’으로 분류됐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이날 전체 확진자 가운데 중동에서 감염돼 입국한 첫번째 환자와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평택 경찰관 확진자(119번째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병원 안 감염자’로 분류했다. 다만 대책본부 관계자는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서 일부 환자는 나중에 분류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64명 가운데 병원에서 다른 병을 앓고 있었던 환자가 77명(46%), 환자 가족이나 방문객이 59명(36%)으로, 환자·가족·방문객을 합치면 전체의 82%에 이른다. 나머지 30명(18%)은 병원 종사자로 의사가 5명, 간호사 11명, 간병인 7명, 방사선사·이송요원·응급대원 등 기타 직종이 7명이었다.
병원별로 보면 메르스 ‘2차 유행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자 82명이 나와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메르스 최초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은 확진자가 36명으로 2위이다. 대전 대청병원(13명), 대전 건양대병원(11명), 경기 화성시 한림대동탄성심병원(6명) 등에서도 환자가 많이 나왔다.
이날 대한감염학회는 자료 수집이 가능한 확진자 98명을 조사한 결과, 확진자의 37%(36명)가 기저질환(지병)이 없었다고 밝혔다. 환자들이 가진 지병은 주로 고혈압(21.4%), 당뇨병(18.4%), 고형암(13.3%), 심장질환(10.2%) 등으로 조사됐다.
확진자들의 주된 증상은 알려진 대로 발열(86.7%)이 가장 많았고, 이밖에 기침(37.8%), 가래(23.5%), 근육통(27.8%) 등이 뒤따랐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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