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전문가들 미국 의학협회지 기고
“대중들은 투명한 정부 신뢰
아는 것 모르는 것 완전공개해야“
“대중들은 투명한 정부 신뢰
아는 것 모르는 것 완전공개해야“
미국 보건전문가들이 한국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의 문제점을 분석하면서 ‘투명성과 신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에서 세월호 참사로 확산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메르스에 대한 대응을 지연시켰다는 지적이다.
미국의학협회지(JAMA)는 지난 17일 미 조지타운대 로런스 고스틴 공중보건법 교수와 감염병 전문의 대니얼 루시 박사의 기고문 ‘메르스: 세계 보건 과제’를 실었다. 기고문에서 두 보건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저지른 실수의 예로 부실한 감염 통제, 불필요한 학교 폐쇄와 더불어 ‘투명성 부족’을 꼽았다.
고스틴 교수와 루시 박사는 “정부에 대한 대중의 공포와 불신은 감염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방해할 수 있다”며 메르스 사태가 ‘세월호 참사’ 이후에 일어났다는 점을 언급했다. 고스틴 교수 등은 “(국민들은)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때 정부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메르스 때도 보건당국이 애초 환자들을 치료한 병원 이름 공개를 지체했다”며 “대중들은 투명한 정부를 신뢰한다. 과학적 불확실성의 불가피성을 고려할 때, 보건당국은 메르스 발생과 관련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완전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교수는 “한국의 상황은 메르스가 미국 등 다른 나라로 확산할 수 있어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경고했다. 메르스 감염 통제를 위한 전략으로는, 의료 종사자 훈련과 특정 지역 여행자 진단 검사를 제안했다. 아울러 무차별 격리 대신 ‘충분히 확인된 접촉자’ 등으로 격리를 최소화하는 게 신뢰도를 높인다고 짚었다.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낮은 만큼 여행 금지 또는 학교 폐쇄 조처 등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