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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16번째 환자’발 희생 속출…추적 하루만 빨랐어도

등록 2015-06-26 19:55수정 2015-06-26 22:08

감염자 23명인데 11명이나 사망
‘14번째 환자’발 사망률보다 높아

평택성모 폐원뒤 추적조사 늦어져
건양대병원서 10명 추가감염 격리
이곳선 지병없던 60대 등 8명 숨져
메르스 14번째·16번째 환자 비교
메르스 14번째·16번째 환자 비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슈퍼전파자’인 14번째 환자(35)와 16번째 환자(40)한테서 전염돼 사망한 메르스 환자가 각각 12명과 1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4번째 환자는 81명, 16번째 환자는 23명한테 메르스를 전파해 14번째 환자발 감염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치사율(치명률)로 보면 16번째 환자로 인한 피해가 훨씬 컸다는 의미다. 특히 16번째 환자가 지난달 28~30일 입원한 대전 건양대병원에서만 8명이 사망해 보건당국의 평택성모병원 환자 추적이 조금만 더 빨랐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26일 “기존 확진 환자 가운데 87번째 환자(79·여)와 140번째 환자(80·여)가 숨을 거둬 전체 사망자가 3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87번째 환자는 지난달 25~28일 대전 대청병원에서 16번째 환자한테서, 140번째 환자는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째 환자한테서 메르스에 전염됐다.

이로써 전체 환자의 치명률은 17.1%로 높아졌다. 14번째 환자로 인한 감염자는 81명으로 이 가운데 12명이 숨져 치명률이 14.8%였다. 반면 16번째 환자로 인한 감염자는 23명, 사망자는 11명이어서 치명률이 47.8%에 이른다. 특히 16번째 환자가 지난달 28~30일 입원한 대전 건양대병원의 경우 이 환자한테서 메르스에 감염된 10명 가운데 8명이 숨졌다.

16번째 환자는 지난달 15~17일 첫번째 환자가 입원했던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에 전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환자는 20일부터 고열 등이 나타났으나 메르스 증상인 줄 모른 채 22일 대전 대청병원에 입원했고 이후 28일 대전 건양대병원으로 옮겼다. 이 환자의 전파력은 이 기간에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병실(6인실)에 입원했던 환자 4명과 간병을 했던 2명이 모두 숨지고, 같은 병동에 있었던 다른 2명도 사망했다. 이 병실에 입원했던 36번째 환자(82)는 숨진 뒤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고, 환자를 간호하던 아내(82번째 환자·83)도 감염돼 지난 17일 사망했다. 메르스로 인한 첫 부부 사망이었다. 사망자 8명 대부분은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었지만 45번째 환자(65)는 평소 지병이 없었음에도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아내를 간호하다 메르스에 전염돼 지난 24일 사망했다.

사망자 31명이 발병에서부터 확진을 받기까지 평균 5일이 걸리고, 잠복기도 4.8일인 데 비해 건양대병원 사망자는 발병~확진은 3.9일, 잠복기는 1.6일로 짧았다. 그만큼 16번째 환자로부터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다른 환자들에게 전염됐으리라 추정되는 대목이다.

보건당국이 메르스 발생 초기 기민하게 대처했더라면 적어도 건양대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망은 막았을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평택성모병원에서 첫번째 환자에 의한 메르스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지난달 28일 뒤늦게 이 병원에 대한 폐원을 결정했다. 질본이 병원을 폐원할 정도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면 폐원에 앞서 이 병원을 거쳐간 환자를 서둘러 찾아야 했다. 16번째 환자가 지난달 28일 건양대병원으로 옮기기 전에만 격리됐어도 10명의 환자가 전염되지 않았을 것이다. 최소한 지병이 없던 45번째 환자의 사망에 대해서는 보건당국이 늑장 방역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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