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두 종류로 나뉜다. 크기가 10㎛(1㎛=1000분의 1㎜)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 그리고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다.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5~1/7 정도인 미세먼지는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은 채 몸속으로 스며든다.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1/20~1/30에 불과해 폐 속 깊숙이 침투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자동차의 배출 가스에서 많이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최근에는 중국발 황사와 같이 오고 있다.
1월1~5일 미세먼지를 포집한 필터는 짙은 회색을 띠고 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국립기상과학원 환경기상연구과에서 연구용으로 채취해놓은 표본들을 살펴보면 수치상으론 막연하기만 했던 미세먼지가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사진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빴던’ 지난 1월1~5일, 그리고 황사·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빴던’ 4월21~25일 기상과학원 환경기상연구과 냉동고의 샬레에 담긴 미세먼지 필터다. 농도와 배출 물질에 따라 필터 색깔이 변하는데, 회색부터 짙은 회색까지 다양한 색상이다. 1월1~5일 미세먼지를 포집한 필터는 짙은 회색을 띠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1월3일의 필터는 거의 검은색에 가깝다.(맨 위에서 첫째) 농도가 낮으면 엷은 회색빛을 띠고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상대적으로 색깔이 더 진하게 나온다. 미세먼지 관련 실시간 자료를 제공하는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누리집을 보면 가장 진한 색깔을 보인 1월3일은 서울지역 평균 미세먼지 수치가 96㎍/㎥(나쁨: 81~150), 초미세먼지 수치가 58㎍/㎥(나쁨: 51~100)를 기록했다.
4월21~25일 미세먼지를 포집한 필터 역시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다. 이 시기엔 미세먼지 외에 황사의 습격도 있었다. 서울지역 미세먼지 수치가 27㎍/㎥, 초미세먼지 수치가 17㎍/㎥를 기록한 4월21일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깨끗한 필터의 모습(맨 아래쪽 오른쪽에서 첫째)이지만 황사가 밀려온 4월23일 필터는 옅은 노란색이다.(맨 아래쪽 첫째) 이날은 전국적으로 황사가 발생했고 서울지역엔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4월21~25일 미세먼지를 포집한 필터 역시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 ‘봄철의 불청객’ 황사. 호흡기를 괴롭히는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라고 발표되면 일단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상책이다.
김명진 이정아 기자
littleprinc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