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 만에 발생한 가운데 9일 오전 환자 ㄱ씨가 입원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감염격리 병동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 ㄱ씨와 접촉한 이들 가운데 70여명의 소재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ㄱ씨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50명과, ㄱ씨가 탔던 리무진 택시를 뒤이어 이용한 승객 20여명 등이다. 정부가 이들의 소재를 서둘러 파악해 관리에 나서지 않으면, 메르스 확산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10일 오후 ㄱ씨의 이동경로 등에 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 먼저 ㄱ씨가 지난 8일 오후 5시46분부터 저녁 7시20분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하며 이용한 리무진 택시가 방역망의 ‘빈 구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리무진 택시 운전기사는 다른 승객을 태우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조사 결과 ㄱ씨가 택시에서 내린 뒤 자신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기 전까지 23건의 신용카드 결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질본은 카드 결제내역을 통해 승객으로 추정되는 결제자의 신원을 확인 중이다. 신용카드 결제 건수가 23건이기 때문에 실제 승객은 더 많을 수 있다. 이들은 ‘일상 접촉자’로 분류될 예정이다. 기존 일상 접촉자 417명에 포함되지 않은 이들이다.
또한 ㄱ씨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외국인 115명 가운데 상당수의 행적도 정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본은 연락이 닿지 않는 외국인 승객이 10일 현재 50명이라고 밝혔다. 질본은 행정안전부와 출입국사무소, 각국 주한 대사관 등을 통해 이들에게 연락을 취할 방법을 찾는 중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