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복지부, 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 예방접종사업(무료 접종)에 쓰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상온에 노출시킨 신성약품의 김진문 대표는 8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질병관리청은 그동안 백신 유통 체계에 허점이 있었다며, 개선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대표는 “백신 유통 문제로 심려를 끼쳐서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백신 상온 노출은) 신성약품과 계약한 물류회사의 11톤 냉장차에서 백신을 받은 1톤 트럭이 의료기관으로 배송 중에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신성약품은 “냉장차가 아닌 차량에 박스를 실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 백신이 종이박스에 담겼던 것을 문제 삼지만 “냉장차로 백신을 옮길 때는 종이박스도 (용기로서) 무방한 것으로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에) 되어 있다”며 “백신 제조사에서 저희 회사로 올 때도 종이박스에 담겨 냉장차로 온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성약품 쪽은 냉장차를 활용해 적정온도(2∼8도)에서 백신을 유통시키려 했지만, 최종 배송 단계인 1톤 차량들의 관리가 일부 부실했다는 설명이다.
백신 유통 체계에 허점이 있었던 것과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청장은 “전반적인 조달·유통 과정 문제점을 다시 정리하고, 콜드체인(저온 유통 체계)을 어떻게 정밀하고 빈틈없이 관리할 수 있을지,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다른 업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 체계적인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의약품 도매업체인 신성약품은 만 13∼18살, 62살 이상용 독감 백신을 제약사로부터 조달해 전국 의료기관에 배송하다가, 일부를 상온에 노출시켰다. 질병관리청은 신성약품이 지난달 21일까지 공급한 539만도스 가운데 적정 온도 유지가 안 돼 효력 하락 우려가 있는 48만 도스를 수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도스는 1회 접종분이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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