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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사망자 백신 종류·병원 모두 다르지만 시민들 불안은 커져

등록 2020-10-21 20:26수정 2020-10-22 02:45

독감백신 접종 뒤 9명 사망 왜

정은경 “백신이 구조적 사인 아냐”
접종한 지 12시간 이내 숨진
2건은 질식사·질병사로 확인

백신 이상반응 신고 확 늘어
예년 100여건→올해 431건
질병청 “접종자 사인 조속 규명”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될 독감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될 독감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질병관리청 발표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뒤 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지만, 조사 결과 독감 백신이 사망원인이라는 인과관계는 드러나지 않았다.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이례적으로 늘어난데다, 고령층 등의 사망이 느는 환절기가 겹쳐 ‘백신 접종 뒤 사망’으로 보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 사망원인과 독감 인과관계는 아직 질병청은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독감 백신 접종 뒤 사망자가 9명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명은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로 무료 백신을 맞았다. 사망자 가운데 2명은 독감 백신이 아닌 다른 원인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들이 개인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다른 사망자 7명 가운데 5명은 60대 이상 고령층이고, 나머지는 인천의 17살 고등학생, 서울의 53살 여성이다. 7명 중에 기저질환이 있는 이는 5명이었다.

질병청은 이날 두차례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거쳐, 이날 오전까지 보고된 사망자 6명의 사망원인이 독감 백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피해조사반장인 김중곤 서울의료원 교수(소아청소년과)는 브리핑에 배석해 “(사망자와) 동일한 백신을 접종받은 많은 분들이 별다른 문제가 없어, 백신이 독성물질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올해부터 무료접종용 백신이 3가에서 4가로 바뀌어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정은경 질병청장은 “두 백신의 안정성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선을 그었다.

애초 이들 가운데 2명은 백신을 접종한 지 각각 2시간30분, 12시간 만에 숨져 특정 약물로 인한 급성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가능성이 의심됐지만, 이들의 사인은 각각 질식사와 질병사로 이날 저녁 확인됐다. 아낙필락시스는 단시간 내에 급성으로 나타나 즉각 처치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으로 국내의 경우 소아·청소년은 음식, 성인은 약물로 인한 발병 빈도가 높다.

질병청은 이들의 사인이 기저질환일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숨진 9명은 모두 이전에도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이력이 있어, 이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인을 명확히 밝히려고 현재 2명의 부검이 진행됐으며, 1명은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은경 청장은 “다른 분들도 부검을 할지는 (해당 지역) 보건소가 유족들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부검에선 조직학적인 검사, 혈액 검사 등 사인 규명을 위한 굉장히 다양한 조사가 진행되므로 적어도 2주 이상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 사망 포함 이상반응 신고 왜 이렇게 많나 지난 20일까지 독감 예방접종 뒤 이상반응이 나타났다고 신고된 건은 431건이다. 이상반응 신고가 2017년 108건, 2018년 132건, 2019년 177건이었던 데 비하면, 신고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상반응 신고 가운데 사망자는 2009~2019년 사이 25건에 그쳤는데, 올해는 지난 일주일 사이에만 최소 9명이 숨진 것으로 신고됐다.

이렇게 이상반응 신고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정은경 청장은 “올해 상온 유통이나 백색 입자 사건 등으로 백신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많은 분들이 이상반응 신고를 해 (건수가) 증가한 측면이 있다. 어르신 예방접종이 지연돼 (재개된) 초기에 접종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면서 사망 보고가 며칠 사이에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백신 논란을 빚은 상온 유통, 백색 입자 관련 백신 접종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예년과 달리 이상반응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는 점도 이상반응 신고 건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계절적 특성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면 기저질환이 악화돼 돌아가시는 분이 늘고, 심근경색·뇌졸중 등이 많이 발생한다”며 “이런 특성이 있는 환절기에, 수백만명의 고령자가 한꺼번에 접종을 하다 보니 사망 사례 신고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령자 무료접종이 시작된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백신을 맞은 70대 이상은 300만명가량이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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