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중랑문화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링 구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60살 미만 젊은층이 동네 위탁의료기관(병·의원)에 전화·방문을 해서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뒀다면,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을 기대해볼 수 있는 기간이 12일까지로 사흘 더 연장됐다. 정부는 의료기관의 요청에 따라 기한을 연장했다고 하지만, 잦은 지침 변경에 잔여백신 수요자와 현장에 혼선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팀장은 9일 브리핑에서 “이번주까지(12일까지) 예비명단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접종할 수 있게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네이버·카카오톡 앱을 활용한 잔여백신 당일 예약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여러 혼선을 거친 끝에 지난 4일부터는 60살 미만은 전화·방문으로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도록 하고 10일부터는 기존 명단에 올라 있는 대기자도 삭제하기로 했다. 잔여백신도 60살 이상 고령층 접종을 우선하고 네이버·카톡 플랫폼 위주로 당일 예약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만 9일까지는 60살 이상을 우선해 잔여백신을 접종하되 남는 물량이 있으면 기존 예비명단의 60살 미만 대기자에게도 몫이 돌아가는 걸 허용했다. 정부는 이번에 기존 예비명단 활용 유예기간을 12일까지로 재차 연장했다.
정부가 잔여백신 예약과 관련된 지침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60살 이상에게 잔여백신을 우선 접종한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낮과 밤 두 차례 지침을 바꾸어 의료기관과 잔여백신 수요자들 사이에 혼란을 초래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기존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60살 미만 대기자에게 취소 통보를 했다가 철회하는 등 불편이 이어졌다.
정부가 기존 예비명단 활용 유예기간의 추가 연장을 밝혔지만, 실질적으로 60살 미만 젊은층이 잔여백신을 접종할 기회는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60~74살 고령층의 사전 예약자 수만 해도 현재 비축된 백신보다 약 50만명이 더 많아서, 정부가 잔여백신을 이들에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의료기관의 추가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정익 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전 예약자에게 잔여백신을 접종하는 쪽으로 의료계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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