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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노조에 470억 받을 수 있겠냐” 묻자…대우조선 사장 ‘횡설수설’

등록 2022-10-05 17:12수정 2022-10-06 02:43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정의당 소속 이은주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정의당 소속 이은주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회사의 과도한 손해배상 소송을 막는 취지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이 정기국회 최대 민생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노란봉투법을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법 개정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노란봉투법은) 법률간 상충하는 복잡한 문제라고만 볼 수 없고, 마침 이것을 논의할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노동부가 힘써야 하는데, 이정식 장관은 살짝 후퇴하고 있는 것 같다. 장관이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도 “노란봉투법은 손배소 남용을 방지해서 노동자 생명을 보호하자는 취지”라며 노동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법의 근로자·사용자 개념을 정의한 2조와 쟁의행위에 손배 청구를 제한하는 3조를 개정해 불법 쟁의 폭을 좁히고 과도한 손배소를 막는 취지의 법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청 노동자에 470억원 손배소를 제기해 노란봉투법 논의에 불을 붙인 대우조선해양에서 임금체불과 노동법 위반이 만연한 사실을 들며 노동부의 솜방망이 처벌이 하청 노동자들을 더 어렵게 한다고 짚었다. 우 위원은 “그래서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을 만나려 한 거다. 대우조선은 (하청 노동자가) 소속 노동자가 아니라고 한다. 노란봉투법이 하청 노동자 보호법”이라며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국감장엔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와 31일간 1㎥ 쇠창살에 자신을 가둔 채 박 대표와의 교섭을 요구했던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증인과 참고인으로 나란히 출석했다. 유 부지회장과 박 대표의 첫 만남이었다. 박 대표는 470억원 손배소를 취하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의에 “8000억원은 매출 손실이고, 실제로 470억원 산정한 건 전문가 등 얘기를 들은 결과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며 취하 뜻이 없다고 밝혔다. 유 부지회장은 “하청업체는 원청 가서 이야기하라고 하고 원청 가서 문제 얘기하면 업체를 폐업한다. 임금 문제(인상) 얘기하면 기성금이 3% 올랐으니까 3%밖에 못 준다고 한다. 이런 식이라서 원청이 책임져야 (협상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노조법 2조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노란봉투법에 반대하는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불법파업으로 근로손실 등 경제적 손실과 손배소가 계속 발생하고, 소송 비용과 노사간 재산권 침해 갈등 등 사회적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며 “헌법상 사유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손해배상 소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법리적으로는 (헌법, 민법 등과) 충돌의 지점이 있다. 일부를 위해 법체계를 흔드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한다.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노사관계는 무기대등성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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