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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단독] ‘업종별 차등적용’ 최임위 보고서 일부…경영계 주장 흔들어

등록 2023-07-22 10:00수정 2023-07-22 19:37

최저임금위원회 ‘업종별 차등적용’ 보고서 분석
“사용자 요구 업종, 임금 낮지만 영업이익은 안 적어”
이번 심의 때 공식자료 아닌 참고자료로 활용
지난달 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오른쪽)이 발언을 시작하자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을 비롯한 사용자위원들이 최저임금 구분적용 필요성을 강조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오른쪽)이 발언을 시작하자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을 비롯한 사용자위원들이 최저임금 구분적용 필요성을 강조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업종별 차등적용을 제기해온 14개 업종 중 임금 서열상 하위 10%에 절반, 나머지가 중위 이하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근로자 임금은 낮은 편이지만, 영업이익이나 1인당 부가가치 기준으로 보면 최하위는 아닌 중하위에 주로 속한다.”

<한겨레>가 21일 확보한,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된 한국노동연구원의 ‘최저임금 사업의 종류별 적용 관련 기초통계 연구’ 보고서의 결론 중 일부다. 경영 악화를 근거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요구해온 경영계의 주장을 흔드는 대목이다. 지난달 22일 최저임금위 회의에선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은 찬성 11표, 반대 15표로 부결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공익위원 권고로 추진됐고, 고용노동부는 한국노동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연구 대상은 그간 경영계가 차등적용을 요청한 체인화 편의점업, 택시업, 커피전문점, 노래연습장 운영업 등 14개 업종이다. 보고서는 통계청·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업종별 매출, 영업이익, 인건비 등 경영지표 등 상황을 분석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선 지금까지 활용된 적 없는 국세청 사업소득, 매출 관련 자료로 분석을 시도해 눈길이 갔다.

분석 결과 14개 업종의 1인당 매출액(2020년 기준)을 나열해보니 하위 10%에 속하는 업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등을 뺀 영업이익으로 계산하면 하위 10%엔 2개, 하위 10%∼50% 미만 10개, 50% 이상 2개 업종으로 분포됐다. 보고서에선 이를 두고 매출액, 영업이익 등 기준으로 볼 때 “제기업종들은 최하위보다 중하위 수준에 주로 분포한다”고 썼다. 국세청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도 “2019년 업종별 영업이익 중윗값 기준으로 제기업종은 최하위는 아닌 중하위에 절반 이상 위치하며 3분의 1 이상은 영업이익 중위 이상에 위치한다”고 했다.

올해 심의과정에서 사용자 위원 쪽이 마지막까지 차등적용을 요구한 3개 업종은 △숙박·음식점업(호텔업, 휴양콘도운영업, 기관 구내식당업 제외) △편의점업 △택시 운송업이다. 보고서를 보면, 택시 운송업, 체인화 편의점은 제기업종 중 영업이익 하위 10%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기업종의 2015년과 2020년 영업이익을 비교한 결과 슈퍼마켓과 경비·경호 서비스업을 제외한 14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사용자 위원이 차등 적용을 요구한 한식 일반 음식점업 등은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줄었는데, 이는 영업비용의 증가 때문이었다. 보고서에선 “영업비용 증가 중 인건비 영향은 미미했다”고 했다.

보고서는 자체 한계점에 대해서도 적시했다. 이 보고서는 2020년을 최신 기준으로 통계청·국세청 자료를 적용했는데, 이때는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시기다. 보고서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통계자료 자체의 한계로 업종별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가령 도소매업의 경우 매출원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를 비교 구분하지 않고 동일 선상에서 비교했다. 또 커피전문점 등은 임차료에 따라 부가가치가 달라지는데 업종 내부의 고유 편차를 고려하지 않았다.

이에 해당 보고서는 이번 최저임금 심의 때 공식 자료로 논의되지 않았고, 참고자료로만 활용됐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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