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노동위원회 초고령사회 계속고용연구회가 27일 첫 회의를 열고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공.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고령층 고용 문제를 논의할 사회적 논의체가 노동계 참여 없이 첫발을 뗐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27일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시작하는 회의를 열었다. 연구회는 정년 이후 고령 노동자의 고용 방식과 임금체계, 제도 정비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한다. 연구회 좌장을 맡은 이영면 동국대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과 미래세대의 노년 부양비 부담, 국가 재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고령층이 노동시장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고령층 계속 고용은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정년 뒤 재고용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그에 맞춘 임금체계나 사회안전망 개편 등 제도 변화까지 아우른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 이해당사자가 많은 만큼 민감한 주제이기도 하다. 정부는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2023~2027)’ ‘윤석열 정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 등에서 해당 논의를 경사노위에 맡길 뜻을 밝혔다. 연구회 논의 결과는 정부가 올해 말 목표로 마련하고 있는 ‘계속고용 로드맵’의 바탕이 된다.
다만 연구회엔 정작 당사자인 노동계가 빠졌다. 연구회(좌장 포함)는 학계 전문가 9명과 정부 쪽 4명으로만 구성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경사노위 내부 논의체가 노동계가 빠진 전문가 중심 연구회(자문단)로 꾸려진 배경에다, 지난 6월 양대 노총 가운데 경사노위에 참여하던 한국노총이 대화 전면 불참을 선언한 상황 탓이다.
김종진 유니온센터 이사장은 “이해당사자의 한 축인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는 연구회에서 계속고용을 다루면 경영·자본 편향적 시각의 계속고용 논의가 될 우려가 있다”며 “계속고용과 정년 연장 논의에서 빠지지 않아야 할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논의 없이 ‘고용률 유지’ 목표만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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