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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캐디 사실상 일반노동자와 다를바 없다”

등록 2006-09-13 07:58수정 2006-09-13 08:08

전북 익산골프장의 한 경기보조원이 국회 앞에서 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제공
전북 익산골프장의 한 경기보조원이 국회 앞에서 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제공
법적지위 인정받지 못해…해고·산재에 무방비
노동연구원 보고서 “회사가 직접뽑고 지휘하면서 일방해고까지”

대표적인 ‘특수고용직’인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은 사실상 일반 노동자와 다를 바 없는 노동자로 인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들은 법적으로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부당해고나 산재 사고 등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한국노동연구원이 17일 국회에 제출한 ‘특수형태근로 및 관련 업종의 실태·쟁점·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노동연구원은 지난 2~4월 골프장 5곳을 심층 면접조사한 결과, 경기보조원이 △경기 진행 독촉 등 골프장 수입 증대에 직결되는 업무를 하고 △회사의 직접 지휘 명령을 받고 있으며 △사실상 회사가 직접 모집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의 ‘직장 생활’에서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없었다. 경기도에 있는 한 골프장은 올해 신규채용을 하면서 기존 경기보조원 가운데 32살 이상, 키 162㎝ 이하인 사람만 골라 계약을 해지했다. 암묵적으로 정해진 정년 35살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이들은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다.

경기도의 또다른 골프장에서 일하는 한 경기보조원은 “라운딩 도중 다쳐도 회사는 책임이 없고, 손님과 보조원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며 “치료 기간에는 당연히 소득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휴가는 모두 무급이었고, 고객이 골프채를 잃어버렸을 때 경기보조원이 배상하도록 하는 골프장도 있었다.

특히 특수고용직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2002년 이후, 사용자 쪽이 형식적인 계약 형태를 용역이나 파견 형식으로 바꾸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직접 채용하는 형식을 피하기 위해 ‘캐디 양성학원’을 통해 취업 희망자를 알선받는 경우도 많았다.


보고서는 “업계에서 노무 제공 형식만을 바꾸어 사회적 이슈화를 피하고자 하나, 실질적인 관계의 변화는 없다”며 “종속적 근로자와 차이가 없는 경우에는 노동법적 지위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특수고용직인 레미콘 기사와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레미콘 기사의 경우, 실제 작업 과정상 업체와의 지휘 명령 관계는 달라진 게 없지만, 업체들은 계약서 상에 종속적인 내용을 삭제하거나, 소사장제를 도입해 근로자성을 약화시키는 방법 등 형식적인 계약 관계만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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