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쪽, 비정규직 계산원 또 계약해지 ‘압박’ 이랜드 사태가 물리적 충돌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경찰이 31일 서울 뉴코아 강남점을 재점거한 이랜드그룹 노조원들을 다시 해산시키자 노동계는 즉각 ‘후속 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경찰 투입은 지난 20일 강제해산 때보다 훨씬 신속하게 결정됐다. 노조가 재점거 농성에 들어간 지 이틀 만인 지난 30일 이미 경찰은 ‘조기 강제해산’ 결정을 언론에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도 이날 뉴코아가 뉴코아노조와 조합원 26명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앞서 법원은 지난 25일 이랜드 일반노조를 상대로 이랜드리테일이 낸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인 바 있어, 홈에버와 뉴코아 매장시위는 모두 금지됐다. 이처럼 정부와 회사가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며, 강제해산과 노조간부 구속, 농성과 집회 원천봉쇄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도 노동자들의 저항 역시 그만큼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긴급 산별대표자회의를 열어 다가올 5일과 11일에 이랜드 전국 유통매장에 집중 타격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또 13일부터는 이랜드그룹 노조원들 말고도 민주노총 간부와 조합원을 중심으로 1천여 ‘중앙선봉타격대’를 꾸려 이랜드 사태가 해결될 시점까지 매장 앞 집회 등을 벌일 방침이다. 18일에는 전국 동시다발 노동자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달 21일 ‘이랜드 사태 해결’이라는 단일 안건으로 대의원대회를 열어 전체 조직 차원의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리적 긴장이 이처럼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노사 교섭’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노사는 지난 19일 교섭이 중단된 뒤 12일 만인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교섭을 재개했지만,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잇따른 농성과 충돌, 강제해산 등으로 노-사 분위기가 냉랭해져 있는데다, 진전된 교섭안도 나오지 않은 탓이다. 교섭 현안도 ‘외주화’나 ‘계약직 대량 해고’ 등에 회사 쪽의 ‘손배, 고소고발, 징계, 가압류’까지 추가되면서 더 늘어난 상태다. 특히 회사 쪽이 최근 비정규직 직원들을 추가로 계약해지해 노사 불신은 극에 다다르고 있다. 노조는 이날 “이달 말부로 홈에버 목동점에서 아홉달 동안 일해 온 일부 계약직 조합원들이 최근 회사 쪽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반발했다. 반면, 홈에버 쪽은 “재계약 중단자는 애초 점포 리뉴얼로 말미암아 단기간 근무하기로 하고 들어왔던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이랜드그룹 노사는 8월1일 다시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농성과 집회 등이 반복되면 언제 다시 교섭창구가 닫힐지 모를 일이어서, 사태해결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황보연 김소연 이정애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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