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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20대 남성 ‘눈높이 낮추느니 차라리 백수’

등록 2008-04-21 14:11

20대 남녀 고용률 추이
20대 남녀 고용률 추이
2000년 이후 제조업 고용줄고 비정규 서비스업 늘어
질 낮은 일자리 회피…고용률 7년새 7.8%p 낮아져
우리나라 20대의 고용률(생산가능 인구 가운데 취업자의 비율)은 2000~2007년 사이 최저 60.0%(2007년)에서 최고 61.3%(2002년)로 그다지 변화가 없었다. 이는 청년 취업난이 만성화돼 더는 악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하지만 남녀를 따로 보면, 고용률의 흐름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높아져온 반면,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급추락을 거듭해왔다.

2000년 54.9%에 머물던 20대 여성 고용률은 2005년 60.2%까지 올라갔다가 이후 조금 낮아져 지난 3월 59.4%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20대 남성 고용률은 2000년 66%에서 지난 3월 58.2%로 7.8%포인트나 떨어졌다. 20대 남자 인구가 현재 312만명이므로, 7년 전에 견줘 25만명 가량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20대 남성 고용률은 59.2%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대 여성 고용률(59.3%)을 밑돌았다. 특히 지난 3월 고용률은 20대 여성이 1%포인트 이상 차이로 20대 남성을 앞질렀기 때문에 앞으로 20대 고용률의 여성 우위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대 남성 고용률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은 채용 과정에서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여성 강세 현상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고용의 질이 비교적 좋은 제조업 고용은 계속 줄고, 새 일자리가 대부분 서비스업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는 411만9천명으로 7년 전에 견줘 17만4천명이나 줄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취업자와 전기·운수·통신·금융업 취업자는 같은 기간 각각 240만5천명과 31만7천명이 늘었다.

20대 고용 지도
20대 고용 지도
비교적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서비스업의 새 일자리는 기대수준을 낮춘 여성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지만, 노동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고학력 20대 남자들에게는 그다지 관심대상이 못된다. 정규직 일자리 수는 최근 7년간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자가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가부장 문화가 건재한 상황에서 학력 수준이 높은 남자들은 질 나쁜 일자리를 택하느니 취업 준비를 계속한다”며 “처음부터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면 정규직으로 올라서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 공무원 시험을 비롯한 공공부문 취업에 매달리는 것을 두고 눈높이가 너무 높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20대 초반 여성의 고용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0~24세 여성 고용률은 2000~2005년 기간 56~58% 사이에서 움직였으나 2006년 53.9%, 지난 3월에는 50.8%로 추락했다. 여성의 고학력화가 진척되면서 노동시장에 신규진입하는 여자들도 일자리의 질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흐름은 일자리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청년 취업난을 완화시키기 어려울 것임을 보여준다. 은 연구위원은 “그동안에도 젊은이들은 하향 취업을 계속해왔다”며 “산업 측면에서는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방안을, 사회정책으로는 사회보험 혜택을 확대하는 등 비정규직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남구 김수헌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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