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리뷰&프리뷰 한 장의 다큐
지상에서 지하로 수직낙하 하는 시간은 30분.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어둠이다. 지하의 세계에는 세상의 전복을 꿈꾸는 인간들의, 영화 같은 희망은 없다. 그들의 머리에서 내뿜는 빛, 딱 그만큼의 노동이 있다. 막장 같은 인생이었는지, 갱도처럼 좁은 길을 걸어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누구도 물어오지 않는 생에 대해 그들은 말할 생각이 없다. 침묵은 그들의 괭이질처럼 단단하다. 딱딱한 노동이 걷히고 휴식이 주어질 때 비로소 그들은 드러낸다. 김 나는 차 한 잔의 말랑함, 동료의 이마에 흐르는 땀의 뜨거움, 그리고 슬쩍 거울에 비친 삶에 대한 애착, 우리가 모르는 우리 발밑의 세상에도 도도하게 삶의 강이 흐른다. 2010.11. 강원도 삼척.
장철영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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