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학업평가 이사회장 ‘가로막힌 전교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이 28일 제36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이사회가 열린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전교조 법외노조화 사실을 외국 참가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시위를 벌이다 경비원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이들이 든 펼침막에는 “한국의 교사 기본권은 F학점” “여러분 나라에서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둔다고 노조를 비합법화하겠나?” 등의 글이 영어로 적혀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각 나라 대표들에게 선전물 전달
세계교원단체도 부당성 호소편지
세계교원단체도 부당성 호소편지
* 피사 : 국제학업성취비교평가
한국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화 조처에 항의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전교조는 28일 “법외노조화 통보가 있던 24일 세계교원단체총연맹(E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노조자문위원회(TUAC) 사무총장이 전교조 법외노조화의 부당성을 알리는 공동 편지를 오이시디 국제학업성취비교평가(PISA·피사) 이사회 로나 버트런드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편지에서 “1996년 한국의 오이시디 가입 당시 한국 정부는 교사와 공무원에 대한 결사의 자유와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약속한 바 있다. 법외노조화 조처는 매우 심각한 과거로의 퇴행을 의미한다. (28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피사 이사회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에게 이런 일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길 요청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미 지난 3일 국제노동기구(ILO)가 올해 들어 세번째로 전교조 등 한국의 노동문제에 ‘개입’한 데 이어 다음날엔 오이시디 노조자문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유감의 뜻을 담은 편지를 보낸 바 있다. 21일에는 주로 제3세계 국가의 노동문제를 다뤄온 국제노동권리기금(ILRF)이 성 김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교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 한국 정부는 국제적 망신을 샀다.
전교조 교사 10여명은 이날 오전 피사 이사회 회의가 열린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기습 펼침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해직교사 9명을 조합원으로 허용했다는 이유로, 6만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교원노조를 법 밖으로 내몰았다’는 내용이 담긴 펼침막을 들고 회의장에 들어가는 각 나라 대표들에게 선전물을 전달했다. 피사 이사회는 각 나라의 교육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교조는 호텔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나서서 오이시디 가입 때 한 약속을 파기하고 전교조를 탄압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오이시디의 교육 관련 국제회의를 여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피사(PISA·The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경제협력개발기구가 각 회원국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학업능력 평가 프로그램이다. 만 15살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수학·과학 능력을 평가해 매년 발표한다. 3년마다 이사회 회의가 열리는데, 이번에는 28일부터 한국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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