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밝힌 노사정 합의 시한인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사정위원회 4자 대표자회의가 시작되기에 앞서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맨 왼쪽부터),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노사정위 협상 어떻게 되나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논의하는 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대표자들이 10일에도 만나 밤늦도록 회의를 거듭했으나 타협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김대환 노사정위 위원장은 낮 회의를 통해 핵심 쟁점인 취업규칙, 일반해고 의제와 관련해 상당 부분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으나 한국노총은 이를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위 타결 시한을 10일로 못박고 위원회를 압박해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작심한 듯 공개 비판했다.
김 위원장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등 노사정 대표자 4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노동시장 구조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4시께 기자 브리핑에서 “오늘 주목할 만한 진전을 봤다”며 “내용은 말씀드리기 곤란하지만, 여러 차례 조정 문안을 고쳐 쓰는 등 노사정이 내부에서 논의할 수 있는 조정 문안을 작성하는 데까진 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말한 진전이란 그동안 한국노총이 노동시장 구조개편 논의 의제에서 빼라고 요구해온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과 일반해고 요건 지침·가이드라인 관련 중간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노총 제도개선위 설치 제안에
‘취업규칙·일반해고 문구 넣자’
정부 입장 고수로 이견 못좁혀 하지만 협상 당사자인 한국노총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부가 취업규칙과 일반해고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전혀 바꾸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진도를 나갔다는 김대환 위원장의 발언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며 “4월에도 그러더니 지금도 그런다”고 말했다. 양쪽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노총은 이날 일반해고·취업규칙 관련 의제를 중장기 과제로 돌리는 한편 제도개선위원회를 새로 설치해 논의해보자는 수정 제안을 했으나, 정부는 한국노총 수정안에 “해고 요건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과 절차를 명확화”하자는 문구를 꼭 집어넣어야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이 보기엔 정부의 태도가 전혀 변한 게 없는 셈이다. 노사정 대표자들은 이날 밤 9시께 다시 만나 밤늦도록 문구 조정 작업을 벌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노사정 논의를 10일까지 마치라고 압박한 최경환 부총리를 향해 불쾌하다는 듯 자격 문제를 거론하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기자들이 ‘10일 시한’을 거론하자, 김 위원장은 “사실은 제가 자제를 하고 있었는데, 시한 문제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를 하겠다”며 “3월말 시한은 노사정 대표들이 (지난해 12월에) 합의해서 정한 거지만 이번에는 대화가 재개된 뒤 내부에서 시한을 정한 바가 없다. 시한 문제는 노사정위 협상 과정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한을 자꾸 이야기하는데, 특히 기재부 장관은 노사정위 일원이고 정부의 일원이지만, 노사정 대표도 정부 대표도 아니다”라고 짚었다. 자신이 조정자 구실을 맡고 있는 노사정위에 경제부총리가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자격이 없다는 얘기다. 최 부총리는 4월에 결렬된 노사정 논의가 8월27일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의 기자회견과 함께 시작되자마자 9월10일까지 합의되지 않으면 관련 예산을 반영할 수 없다며 노사정 대표자를 압박한 데 이어 9일에도 “(정부 예산안 국회 제출 하루 전인) 10일까지 노사정 간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정부 주도로 입법안과 행정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종휘 김민경 기자 symbio@hani.co.kr
‘취업규칙·일반해고 문구 넣자’
정부 입장 고수로 이견 못좁혀 하지만 협상 당사자인 한국노총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부가 취업규칙과 일반해고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전혀 바꾸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진도를 나갔다는 김대환 위원장의 발언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며 “4월에도 그러더니 지금도 그런다”고 말했다. 양쪽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노총은 이날 일반해고·취업규칙 관련 의제를 중장기 과제로 돌리는 한편 제도개선위원회를 새로 설치해 논의해보자는 수정 제안을 했으나, 정부는 한국노총 수정안에 “해고 요건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과 절차를 명확화”하자는 문구를 꼭 집어넣어야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이 보기엔 정부의 태도가 전혀 변한 게 없는 셈이다. 노사정 대표자들은 이날 밤 9시께 다시 만나 밤늦도록 문구 조정 작업을 벌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노사정 논의를 10일까지 마치라고 압박한 최경환 부총리를 향해 불쾌하다는 듯 자격 문제를 거론하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기자들이 ‘10일 시한’을 거론하자, 김 위원장은 “사실은 제가 자제를 하고 있었는데, 시한 문제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를 하겠다”며 “3월말 시한은 노사정 대표들이 (지난해 12월에) 합의해서 정한 거지만 이번에는 대화가 재개된 뒤 내부에서 시한을 정한 바가 없다. 시한 문제는 노사정위 협상 과정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한을 자꾸 이야기하는데, 특히 기재부 장관은 노사정위 일원이고 정부의 일원이지만, 노사정 대표도 정부 대표도 아니다”라고 짚었다. 자신이 조정자 구실을 맡고 있는 노사정위에 경제부총리가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자격이 없다는 얘기다. 최 부총리는 4월에 결렬된 노사정 논의가 8월27일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의 기자회견과 함께 시작되자마자 9월10일까지 합의되지 않으면 관련 예산을 반영할 수 없다며 노사정 대표자를 압박한 데 이어 9일에도 “(정부 예산안 국회 제출 하루 전인) 10일까지 노사정 간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정부 주도로 입법안과 행정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종휘 김민경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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