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반노동자 정당 심판을 내건 한국노총의 고위 임원 세 명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주장해온 한국교총 회장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한국노총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노총의 김주익 상임수석부위원장과 이병균 사무총장, 임이자 여성담당 부위원장이 최근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 임 부위원장은 <한겨레>에 “노동자 출신이 국회에 들어가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해야 한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노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소통을 하는 데 구실을 하기 위해 공천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장석춘 전 한국노총 위원장 등 전직 한국노총 간부들도 새누리당에 줄줄이 공천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배신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이른바 양대지침과 파견노동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파견법을 밀어붙이는 데 반발하며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 대화 중단과 총선에서 반노동자 정당 심판을 선언한 것과 정반대의 정치적 선택을 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교육감직선제 폐지를 촉구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비판하는 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워왔던 교총의 현직 회장이 공천 신청을 한 것도,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안양옥 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교총 회장을 6년이나 했기 때문에 교육 전문성을 살려 국회 상임위에 보탬이 되려고 공천을 신청했다”며 “교총 회장 임기가 6월까지인데 공천을 받으면 바로 사퇴 뒤 대행체제로 가고, 공천을 못 받으면 남은 임기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공천 신청으로 교육방송법 위반 논란이 일자 이날 한국교육방송(EBS) 이사직도 사임했다.
전종휘 전정윤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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