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홍준표(자유한국당), 유승민(바른정당), 심상정(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 시작에 앞서 안철수(국민의당) 후보를 기다리다 유 후보가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마지막 대선 후보 토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간에 진주의료원 폐지를 둘러싼 설전이 이뤄졌다. 홍 후보가 경상남도 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지한 것을 치적으로 삼아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심 후보가 서울대병원을 예로 들며 문제삼은 것이다.
심 후보가 홍 후보에게 “대통령 되시면 (국립) 의료원 다 문 닫을 것이냐”고 묻자, 홍 후보는 “진주의료원은 강성귀족노조라 닫은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심 후보는 “홍 후보 말대로 하면 서울대병원 노조도 강성노조, 민주노총이고 서울대병원 적자가 5년동안 1900억원”이라고 맞받아쳤다. 홍 후보는 “일 안하고 놀면서 도민들 세금만 축내니 폐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심 후보는 “그 말은 도민들이 홍 후보에게 하는 말”이라며 “(홍 후보가) 일 안하고 재판 다니며 도지사 역할을 못했다”고 되받았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의 노동조합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으로 지난해 성과연봉제 반대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내걸고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 6명이 숨진 사고를 계기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법에 관한 토론도 이뤄졌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노동시장에서 위험 업무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몰려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정규직·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은 노동의 유연성에 있고, 독일의 슈뢰더 총리가 했던 방식으로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주고 정규직 채용한 기업에 세금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가 언급한 독일의 ‘노동유연성 확보’ 정책은 2003년에 시행한 ‘하르츠 개혁’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르츠 개혁은 실업률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으나 저임금 노동자를 양산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있는 ‘노동개혁’이다. 하르츠 개혁은 저임금·단시간일자리(미니잡) 확대와 해고 완화, 실업급여 축소 등을 뼈대로 시행돼 실업률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늘지 않고 줄어들었다. 저임금 노동자의 증가로 독일은 2015년 최저임금제를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하르츠개혁을 추진했던 사민당 정부는 다음 선거에서 집권에 실패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2015년 5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이미 하르츠 개혁 이후의 독일보다 더 유연화한 형태”라며 “노동시장 유연화보다는 고용 서비스 제고의 측면에서 하르츠 개혁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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