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사업장까지 산재보험 확대 한달…8명 구제 받았다

개정된 산재보험법, 7월부터 시행

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신축 오피스텔 건설 현장 모습. 이정아 기자 [e-mail]

지난달 6일 강원도 춘천의 한 주택 공사장에서 일하던 건설노동자 ㄱ씨는 계단에서 넘어져 허리뼈 일부와 갈비뼈가 부러졌다. 공사비 250만원의 소규모 현장이었지만, ㄱ씨는 다행히 산재보험 혜택을 받았다. 지난달부터 모든 사업장으로 산재보험의 적용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1일 공사비 규모 2천만원 미만의 건설공사 현장과 상시근로자 1명 미만 사업장으로 산재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한 뒤,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8명의 산업재해가 인정됐다고 8일 밝혔다. 산재보험 확대 적용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목적으로 산재보험법 시행령 2조를 개정한 결과다.

ㄴ씨도 산재보험 적용 확대의 혜택을 봤다. 경기 시흥의 한 작은 식당에서 일하던 ㄴ씨는 지난달 3일 문에 손가락이 끼어 왼쪽 약지가 절단됐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만 직원을 쓰는 이 식당은 ‘상시근로자 1명 미만 사업장’에 해당하지만, ㄴ씨의 부상은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산업재해로 인정되면, 치료비와 함께 치료 때문에 일을 못 하는 기간에 대한 휴업급여를 받게 된다. 치료 뒤 장해가 남으면 장해급여도 받을 수 있다. 휴업급여는 하루 평균임금의 70% 수준으로, 이 금액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면 최저임금을 받는다.

그동안 정부는 수시로 생기고 사라지는 수많은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산재보험을 적용하지 않았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다치거나 숨진 노동자는 사업주로부터 직접 보상을 받아내거나 민사소송을 해야 했다. 국세청과 국토교통부 확인 결과, 이번 산재보험 적용확대 혜택을 받는 노동자는 30만5천명에 이른다. 단, 집에서 개인적으로 고용한 가사도우미나 상시 고용인원 5명 미만이면서 개인이 하는 농림어업은 제외된다.

심경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던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이 빠짐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