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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보건의료노조 “주 52시간제로 일자리 만들자”

등록 2018-08-21 14:11수정 2018-08-21 19:25

21일 병원 73곳 대상, 집단 쟁의조정신청
“주 52시간 준수로 일자리 2만4천개 창출”
21일 오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조정쟁의를 신청한 사실을 밝히고 “주 52시간제 준수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1일 오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조정쟁의를 신청한 사실을 밝히고 “주 52시간제 준수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위해 73개 병원에서 집단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나섰다. 앞으로 15일 동안 조정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건의료노조는 다음달 5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21일 오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6월부터 병원 73곳과 지난 6월부터 교섭을 진행했으나 주 52시간제 준수 등 핵심 요구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집단 쟁의조정 신청을 냈다. 앞으로 15일 동안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음달 5일부터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쟁의조정은 임금·노동시간·해고 등 노동조건을 두고 노사의 의견이 어긋날 때 노동위원회에서 절충점을 찾아 조정을 돕는 절차다. 보건의료노조의 핵심 요구는 △연장노동 없애기 △주 52시간제 준수 △교육전담 간호사 설치 등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다수의 병원노동자가 일상적인 연장근무와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매년 2만명의 신규 간호사가 유입되는데 그만큼의 간호사가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에 병원을 떠난다. 이는 병원 일자리의 질을 떠나 의료서비스의 질에 심각한 적신호”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3월에 조합원 2만96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5%는 ‘업무량이 근무시간 내에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월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논란이 된 ‘태움’ 역시 업무 과중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규 간호사에게 폭언·폭행을 하며 교육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선배 간호사는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신규 간호사 교육까지 떠안다보니 이중삼중으로 업무 과중이 이루어지고 결국 또 다른 이직이 발생하게 된다. 교육을 전담하는 간호사가 병동에 한명씩만 있다면 태움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연장노동 없애기·주 52시간제 준수·교육전담 간호사 설치 등 핵심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종합병원에 일자리 2만4000여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추산한 자료를 보면 병상 300개가 넘는 종합병원을 기준으로 신규 간호사 교육을 전담할 인력은 4200명, 입원 병동 간호사는 1만5600명이 필요하다. 주당 노동시간이 52시간을 넘어가는 의료기술직, 시설팀 등의 근무부서는 4260명 가량의 인력이 충원되어야 한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산별교섭 정상화’다. 현재는 국립대학 병원과 사립대학 병원이 산별교섭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보건의료업종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나아가 보건의료 사용자 단체 구성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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