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이들 입맞춤으로 눈을 뜨고, 정성 들인 음식을 만들어 느긋하게 식사를 해도 바쁠 것이 없다는 것.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 주인공을 공유하고 몸을 비비며 목욕할 수 있다는 것. 제 2년간의 육아휴직은 너무나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서울의 한 교육 기업에 다니며 육아휴직 뒤 복귀한 ㄱ씨) 23일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민간부문의 남성 육아휴직자가 총 1만7662명이었다고 밝혔다. 2017년보다 47%나 증가한 수치다. 여성과 남성을 합친 전체 육아휴직자는 2017년 9만110명에서 10.1% 늘어난 9만9199명이었다.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세는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나타났다. 10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에서 1년 전보다 79.6% 늘어 증가율이 가장 컸다. 300인 이상 기업은 37.1% 늘었고, 3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은 49.4% 늘었다. 10인 이상 30인 미만 기업은 58.4%, 10인 미만 기업은 59.5% 늘어났다.
남성 육아휴직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기업별 격차는 심했다. 남성 육아휴직자 가운데 58.5%가 300인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남성 1만335명이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300인 미만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7327명에 불과했다. 고용부는 “300인 이상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이 2017년 62.4%에서 지난해 58.5%로 감소한 것으로 보아 중소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부는 올해부터 육아휴직 급여를 인상했다. 지난 1월1일부터 육아휴직 넉달째 이후의 월 급여가 최소 70만원부터 최대 120만원 한도에서 통상임금 50%로 올랐다. 지난해까지는 최소 50만원부터 최대 100원 한도에서 통상임금 40%가 지급됐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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